정무위, 굵직한 경제법안들 한밤중 강행처리…내용은?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관석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과 경제3법 중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을 추가로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해당 안건들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달라고 요청했다. 2020.12.7/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이어 정무위원회에서도 '경제3법'을 강행 처리했다.

'신사 상임위'로 불리며 좀처럼 싸움이 일어나지 않던 정무위였지만 이날은 여야 간에 고성이 나오며 충돌이 빚어졌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존 정부 안의 골자를 유지하되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CVC(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를 허용하는 내용도 통과됐다. 



자정 넘겨 9일 0시 이후 전체회의서 의결…'전속고발권 유지' 위해 정부안→수정안 바꾸기도



국회 정무위는 8일 밤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연이어 열고 사참위법(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차수를 변경해 9일 0시 이후 법안들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은 안건조정위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함께 의결 정족수(2/3 이상, 6명 중 4명)를 확보해 해당 법안들을 처리했다. 최장 90일까지 법안을 논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지만 국민의힘 의원이 2명에 불과해 사실상 야당이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단 하루 만에 안건조정위가 무력화됐다.

이 과정에서 배 의원이 전속고발권 폐지를 없애고자 하는 민주당 수정안에 반대하자 안건조정위에서는 일단 정부 안대로 의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곧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병욱 민주당 간사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수정안을 냈다. 검찰의 중복수사, 별건 수사 등에 대한 기업의 두려움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야당에서는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부터)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7/뉴스1



1년6개월 사참위 활동 연장, 인원 기존대로·특사경은 삭제·영장청구의뢰권 신설



먼저 이날 통과된 사참위법 개정안은 이달 10일로 활동이 종료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2022년 6월10일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1년6개월 연장하는 것으로 기존 안의 2년보다 줄어들었다. 활동보고서 작성 기간 3개월도 주어진다.

정원은 현행 120명(개정안은 150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자료요구권과 특별사법경찰의 조사권 등도 삭제했다. 다만 영장청구의뢰권과 사참위의 활동 중에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내용 등을 넣었다.

개정안에 '기관 등이 자료제출요구에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조항을 '개인 또는 기관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관할 지검의 검사장에게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꾸는 식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없던 일로 하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지분율 요건을 현행 20%에서 30%(이하 상장사 기준)로 높이는 지주사 체제 조건 강화, 사익 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최대주주 지분율 30%에서 20%로 낮춰 확대하는 안,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단계적으로 낮춰 15%까지 제한하는 안 등은 정부 안을 유지한다. 



CVC 허용, 지분 100% 소유해야·부채비율은 200% 초과 금지



CVC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기업 계열의 일반지주회사가 CVC를 통해 벤처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이다. 일반 벤처캐피털(VC)과 달리 CVC의 목적은 차익 실현뿐만 아니라 기업의 미래 비전을 위한 기술 확보와 신사업 확장에도 있다.

긍정적 효과에도 불과하고 전통적 금산분리(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해 일반기업이 금융사를 사금고처럼 쓰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흔드는 조치기 때문에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기업 총수의 무제한 사업 확장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 때문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박용진 민주당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 등이 우려와 반대 의견을 밝혔다.

개정안에는 안전장치로서 △일반지주회사가 지분을 100% 소유할 것 △CVC의 부채비율 200% 초과 금지 △투자업무 외에 금융업 또는 보험업 겸영 금지 △CVC가 조성하는 투자조합에 대한 출자 제한 등의 조건을 달았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7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금융그룹 감독법, 공정거래법' 등 안건 변경 상정에 대한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을 들어 반대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찬성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7. photo@newsis.com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 제정안도 배진교 안 반영해 통과



또 금융그룹감독법은 법안 이름부터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 금융자산 5조원 이상 금융복합기업집단 중 금융지주, 국책은행 등을 뺀 금융그룹을 감독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이다.

법이 제정되면 금융지주가 아닌 일반 대기업들도 계열사가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으면서 소속 금융회사의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으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별도 감독을 받는다. 삼성, 현대차, 한화 등 6개 그룹이 대상이다.

기존 정부 안에 배진교 의원의 안도 일부 반영됐다. 금융그룹의 평가 관리를 보다 엄격히 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그룹 내부통제체계와 금융그룹 위험관리체계에 대한 평가등급은 그룹 위험의 감경요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與 강행 처리에 강력 반발 野 "국민한테 부끄럽지 않느냐"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법안소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법들을 일방적으로 단 하루 만에 처리한데 대해 국회의 책무를 져버렸다는 지적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화 운동 하신 분들이 맞느냐. 국민 (보기가) 부끄럽지 않느냐"라며 "본 의원이 볼 때 (민주당 의원들이) 거짓과 위선에 가득 차서 정파적 이익에 매몰돼 있는 사람들로 보였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른바 '개혁입법'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전날 오전 법사위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시작으로 각 상임위 주요 경제법안들까지 일제히 강행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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