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동향]'최순실특검법' 처리 앞둔 법사위 긴장고조

[the300]與 '야당 추천권'에 불만…민주당 "특검 자격요건 완화" 재협상 시사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법 및 국정조사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여야3당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법(특별검사법)과 국정조사 계획서를 오는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 위원회 활동기한은 60일로 하되 1회에 한해 30일 동안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사진=뉴스1

○…여야3당이 합의하고 총 209명의 의원들이 서명해 제출한 '최순실특검법'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아슬아슬한 대치 형국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이 야당에게만 주어친 특검추천권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5년 이상 판사 또는 검사에 재직한 변호사'로 한정된 자격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심상치않은 기류가 흐른다.

만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부딪히다 의결에 실패할 경우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가 상임위에서 뒤집히는 모습이 연출되는 셈이다. 여야 합의가 아닌 야당 일방의 '직권상정' 형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더 큰 경색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전체회의를 속개하고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날 국회사무처에 제출된 법안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발의로 총 209명의 여야 의원들이 법안에 서명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빠진 채 50명의 중립-비박 성향 의원들이 발의에 참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전원이 법안발의에 참여했다.

○…문제는 여당 일각에서 야당에게만 부여된 특별검사 추천권에 불만을 표하고 았다는 점이다.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특히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의원 등이 법안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 역시 그동안 '개별특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변수'가 된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앞두고 '최순실특검법'에 대해 "법안이 전날 오후 6시30분에 위원회에 회부됐다. 늦게 오는 바람에 의원들에게 추가상정될 것이란 고지도 하지 못했다"며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의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특별법을 제대로 심사하지도 못하게 된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여당의 반발기류에 박범계 민주당 법사위 간사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 "법사위에서 순탄하게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진 않다. 그 점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긴장감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마련된 '우병우 전 수석 구속수사 촉구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기에 더해 민주당에서는 특별검사의 자격조건에 대해 수정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나와 법사위 논의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서울 중앙지검 앞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수사 촉구를 위한 민주당 농성장을 찾아 특별검사 자격인 '15년 이상 판·검사 경력을 가진 변호사'에 대해 "너무 특검 범위를 좁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직 변호사로 한정하는 것도 특검 취지에 안 맞는다"며 '법조경력 15년' 수준으로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범계 의원은 "검토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협상을 다시 해보겠다"고 답했다.

전날 설훈 민주당 의원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지금 자격 조건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판사를 한 분으로 되어있는데, 그것도 변호사로 넓혀야 한다. 여야 합의된 부분에서 약간 수정해서 특검법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별도의 '최순실 특검법'을 발의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경우 특검 수사 대상에 대통령이 명기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며 여야3당 협상의 미흡점을 질타하고 있다.

○…여야의 입장 차가 드러나는만큼 이날 법사위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거나 전체회의서 표결에 부쳐질 경우는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단 끝까지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가 문제다. 논의가 지지부진해질 경우 여당 소속인 위원장이 추가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소위로 회부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소위에 회부된 법안을 심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일정을 잡아야하기 때문에 17일 본회의 전까지 재심사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극단적으로 여당에서 '안건조정위'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국회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안건조정위를 구성하게 되고, 일단 안건조정위에 회부되면 최장 90일간 안건은 발이 묶인다. 새누리당 법사위원은 총 7명. 당내 계파간 반목이 심하다곤 하지만 '대야'(對野)전선에서 재적 17명 3분의 1에 해당하는 6명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최후의 카드가 남아있다. 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공동으로 합의문까지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야합의 사항에 의거해 직권상정 요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직권상정까지 가게 될 경우 국회마비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게 다수의 해석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안건조정위 회부는 곧 전쟁하자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그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일 직권상정까지 갈 경우 여야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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