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스타]9년 '법사위' 한우물 이춘석, "국감은 이렇게"

[the300]이춘석 더민주 의원 '법사위 9년의 기록' 3권의 책으로 엮어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지난 4일 서울고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장. '국감 보이콧'을 풀고 돌아온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이 국감 시작 전 한 권의 작은 책을 들어보이며 "'검찰 미제사건'이라는 자료집을 아주 힘들게 만들었다. 모두 잘 읽고 참고사항이 있으면 반드시 반영해달라"고 갑작스러운 책 홍보에 나섰다. 5일 서울고법 국감, 10일 감사원 국감에서도 마찬가지. 위원들과 피감기관 직원들의 책상에 책이 한권씩 놓였다.

책의 저자는 율사 출신의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굵직한 정치적 이슈때마다 '정쟁의 장'으로 진흙탕이 되곤 하는 법사위를 무려 9년째 한우물만 파고 있는 그는 '이춘석, 법사위 9년의 기록'이란 주제로 △검찰 미제사건 △숫자로 본 법원이야기 △감사원 감싸원 사전 등을 시리즈로 펴냈다.

이의원은 '검찰 미제사건' 편에서 각종 정치적 사건 속에서 검찰의 권력이 실제 작동했던 과정을 야당 법사위원의 시각에서 담아냈다. 검사와 스폰서, 채동욱 검찰총장 사건, 민간인 사찰, 국정원 댓글사건, 정윤회 비선실세 개입 의혹, 성완종게이트 등 대한민국을 뒤흔들었으나 결론이 명쾌하지 않았던 사건들을 르포 형식으로 풀었다. 

이 의원은 '검찰 미제사건' 책에서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은 '새로운 정권은 정치가 검찰권을 악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지만 곧 이어진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박연차 게이트 등에서 검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책에서는 쟁점으로 부각된 부분만 언급하기 보다는 당시 국회 속기록이나 각종 증거자료를 꼼꼼히 담았다. 법사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자료요구를 통해 받았던 각종 사건들의 사본을 그대로 첨부한 점이 눈에 띈다.


‘숫자로 본 법원 이야기’편은 법사위 혹은 법조계에서 의미있는 숫자를 뽑아내 사법부의 과제로 남아있는 문제를 정리했다. 예를 들어 '제왕적 대법원장의 인사권'은 '129+a'로 풀었다. 대법원장이 법관 내지 법원공무원, 사법연수원생 외 법적으로 제청·임명·지명·위촉할 수 있는 자리의 수다. 삼부요인의 수장인 대법원장은 각종 위원회 구성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법부 전체가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관료집단화 돼 있다는 것이다.

'9/10'은 올해 신규 임용법관(사법연수원 출신) 중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 '3220'은 지난해 대법관 1인당 처리한 사건 수 등을 나타낸다. 숫자에 대한 풀이 뿐 아니라 각종 통계, 관련 법규, 법사위에서 논의지적됐던 내용을 담았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이 의원의 제언도 담겼다.

이 의원은 책 서론을 통해 "남의 눈에 티는 보아도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듯 법원 안에서 볼 때는 예사로운 것처럼 보이고 국회 법사위 내에서도 오랜 논쟁거리가 돼 왔지만 밖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어찌보면 매년 되풀이되는 해묵은 논쟁일 수 있지만 '숫자'라는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싸원사전’은 이 의원 특유의 '풍자와 비꼬기'가 빛을 발한다. 감사원과 관련된 단어를 사전 형식으로 구성했지만 단어 뜻풀이에는 '감정'을 잔뜩 실었다. '감사결과보고서'는 "전 국민이 볼 수 있지만 대통령에게만은 보고되지 않는 문서. 대통령만이 열람에 거부하는 불가사의한 문서", '서별관회의'는 "최고위 당국자들이 모여 소리지르고 협박은 하되 절대 결정은 않는다", '수시보고'를 "보고하는 자는 있으나 듣는 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심전심'한 보고"라고 규정했다.

이춘석 의원은 "검찰편은 르포, 법원편은 숫자, 감사원편은 사전이라는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지난 9년간 법사위의 주요기관들이 정치화, 관료화된 점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3권의 책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2016년 국감을 앞두고 초선의원들에게는 선배들의 실패와 성과들이 작은 지표가, 또한 피감기관에게는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업했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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