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시존폐 논란, 국회로 떠넘기는 관련 기관들

[the300]국회 주도 '협의체' 희망…로스쿨학생들 변호사 응시 여부 23일 밤 최종 결정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시 존치 찬성측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법고시 존치와 관련해 열린 이날 간담회는 대한변호사회, 전국법과대학교수회, 대한법학교수회, 고시생모임, 전국법학과대학생연합 등이 참석했다. 2015.12.21/사진=뉴스1
로스쿨 재학생과 소송대리인단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 변호사시험 취소 소장 및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소송대리인단은 "지금까지 매년 정원 대비 75% 내외의 합격률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정원 대비 90% 이상이 변호사 시험 취소 위임장을 제출함에 따라 변호사 시험이 파행될 위기"라며 "정상적인 시험실시와 전문인력의 수급이 불가능하므로 변호사시험 실시계획공고 처분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2015.12.21/사진=뉴스1

사법시험 존폐 논란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의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1월4일 예정된 제5회 변호사시험이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스쿨 학생단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학협)는 2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법무부가 23일까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스쿨 학생들은 법무부가 3일 발표한 '사시 4년 폐지 유예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철회의사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를 통해 21일 서울행정법원에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변호사시험 실시계획 공고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접수했다. 

'출제거부' 결의로 학생들과 뜻을 함께 했던 25개 로스쿨 원장단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은 16일 출제에 참여하겠다며 기존 출제거부 입장을 철회했다. 원장단은 법무부가 '범정부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입장변화'로 인식했으나 학생들은 공식적으로 법무부가 4년 유예안에 대한 철회의사를 발표해야 신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23일 현재까지 '변호사시험'이나 '4년 유예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 3일 '4년 유예안 추진'에 대한 공식 발표이후 반발이 거세자 '확정적 입장'이 아니라며 뒤로 물러섰지만 1월 4일 변호사시험은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이 범정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자 법무부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강행의지를 밝힌 만큼, 로스쿨학생들은 23일까지 제출된 1900여명의 변호사시험 등록 취소위임장에 대한 응시 거부 실행을 이날 자정까지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상민 위원장은 사시 존폐 양측 당사자들과 연이어 면담을 갖고 있다. 8일 로스쿨원장단, 17일 한법협·법학협·법전협, 21일 변협 등 양측 인사들이 차례로 국회를 찾았다. 협의체에서 논의를 해야한다는 데에는 관련 당사자들이 동의하지만 그 내용과 방법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특히 이상민 위원장은 국회가 직접 범정부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교육부·법무부·대법원이 협의체를 만들고 국회가 자체적으로 관련 상임위를 포함하거나 법사위에서 협의체를 만들어 함께 논의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범정부 협의체와 국회차원의 협의체를 별도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따라서 사시 존폐 논란을 두고 각 당사자들이 '협의체' 구성과 논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그 구체적 방안도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사안이 이해관계가 뚜렷한 만큼 각 부처의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어느 한 곳도 주도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할 의사가 있는 게 아니다. 협의체를 '제안'하거나 '참여 의사'만 밝히는 상황이다. 

교육부·법무부·대법원 등은 사실상 국회가 주도해 협의체를 만들어 주면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법사위원장은 범정부 협의체와 국회내 협의체는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조율에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뜨거운 감자'인 사시 존폐 논란을 제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곳이 하나도 없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최종 결론을 내려야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회가 결정을 내릴 근거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에 만족할만한 내용을 제시한 기관도 아직 없다.

'범정부 협의체'도 사실상 3일 법무부의 4년 유예안 발표로 혼란이 발생하자 8일 긴급 현안질의에서 법사위원장이 대법원과 법무부를 다그쳐 만들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꿔 말하면 '사시 존폐'라는 다루고 싶지 않은 문제에 대해 책임지기 싫어하는 각 부처가 국회에 책임을 떠 넘기고 싶어 하는 게 현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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