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때만 '잘하겠다' 해서야"…'이행보고서' 펴낸 소신

[the300][피플] 문강주 국회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

문강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사진=박찬하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3년 동안 국정감사 결과를 분석한 '국정감사 이행상황 분석보고서'를 펴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국감에서 제기된 국회의 시정조치를 각 부처가 얼마나 이행했는지 일일이 검토한 것.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이 작업을 진행한 곳은 농해수위가 유일했다. 

농해수위가 해당 보고서를 발간하게 된 배경엔 문강주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의 확고한 소신이 있다. 그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올 초부터 국감 이행결과 보고서와 행정입법 심사보고서를 내자고 사전에 고지한 바 있다"며 "국감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농해수위 "국감 시정조치 미완료 비율 20% 넘어…제도개선 필요")

◇ "우리 역할은 의정활동 보조…국정감사 근본적 개선 필요"

"국감 끝나고 (국회가) 확인을 안하다보니 정부는 국감 날에만 '잘하겠습니다'라고 말만 하면 끝이다. 시정조치 결과도 본인들 입장에서 골치아픈 사항은 빼고 일부만 요약해서 가져오는 식이다. 농해수위 입법조사관들과 함께 (모든 시정조치를 다 보고했는지) 그 부분을 먼저 파악하고 해당 조치사항이 실제로 완료됐는지 점검하는 작업을 했다"

문 수석전문위원은 국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 업무는 결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보조역할"이라며 "국정감사도 시정조치 이행결과까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특히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소외되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추가 입법을 통해 해당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야한단 설명이다.

◇ 제도 개선에 중점…'농업보조금' 관리제도 개선 이끌어내

1988년 처음 국회에 들어와 30여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해 온 문강주 수석전문위원은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한단 소신 하에 각종 제도개선을 이끌어왔다. 매년 7~8조원,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의 50%에 육박하는 농업보조금 관리제도를 개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결산 검토보고서를 통해 "농업보조금을 중복·부당수령하고 목적 외로 사용하는 등 방만운영이 거듭되고 있다"며 국가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 관리가 부실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그러면서 해당 재산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부동산 등기부에 국가예산이 투입된 것을 명시하는 '부기등기'제도를 제안했다. 

농해수위는 실제로 문 수석의 제안을 토대로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을 개정, '부기등기'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농업경영체 등록DB(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해 보조금을 체계적으로 관리토록 했다. 

이 제도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자 기획재정부도 보조금관리법 개정을 통해 '부기등기'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아울러 2017년까지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합, 정비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2002년 예산정책국(現예산정책처)에서 근무하던 땐 '법안비용추계제도'와 '세수추계제도'를 처음 도입하는 실무를 맡기도 했다.

문강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사진=박찬하 기자

◇ '공무원 집안'서 자라나…"국회 권한 앞으로 더 강화될 것"

공무원이 유독 많은 집안에서 자라난 그는 대학 졸업 직후 일반기업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이 '입법고시'를 준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다른 동기들보다 조금 늦은 30대에 국회에 처음 입성한 그는 예산정책처의 전신인 '예산정책국'을 거쳐 운영위원회, 내무위원회(현 정무위), 교육과학기술위원회(교문위), 행정안전위원회(안행위) 등을 거쳐 2013년 초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으로 임명받았다. 

"내가 사무관 때 국회를 출입하던 정치부 기자가 이제는 국회의원이 됐다"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국회의 '희노애락'을 함께해 온 그에게선 자연스레 '입법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처음에 들어올 땐 국회가 제 역할을 많이 못했다. 지금 국회는 그 때에 비하면 역할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 부분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후배들한테도 간혹 10년 내엔 국회의 권한이 더 제대로 될 것이란 이야기를 한다. 적어도 지금보다 더 '라이징'(rising)하는 국회가 되지 않을까"

유독 농해수위에 대한 애정도 깊다. 젊었을 때 주말농장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는 그는 "그래도 흙을 만지며 사는 사람들이 제일 순박한 것 같다"며 "농업이 사양산업으로 밀렸지만 잘만 하면 다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법 위의 시행령' 국회가 검토해나가야…행정입법 검토가 목표"

올해 60세. 어느덧 정년을 앞두고 있는 그의 또다른 목표는 바로 '법 위의 시행령'이라고도 불리는 행정입법을 검토하는 것이다. 문 수석은 "법에선 간략히 규정하고 실질적인 것은 시행령·부령·고시·규칙 등 하위 입법에 위임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문제는 법 한계를 뛰어넘는 시행령 등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피해보전직불금을 산정할 때 농식품부가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수입기여도'다. FTA로 인한 피해보전금을 법으로 보전토록 돼 있는데 시행령을 통해 수입기여도를 적용함으로써 보전금액이 대폭 축소되거나 집행 자체가 안되기 때문. 

문 수석은 "시행령이 '옥상옥'이 돼버려 법 자체가 작동 안되게끔 하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상위법을 뛰어넘는 시행령을 다 추리고 분석해서 법안심사소위 때 수정하라고 촉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입법은 국회에서 정해준 법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라며 "행정부 권한은 존중하되 모법에서 정했던 기준이나 한계는 넘어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그는 수석전문위원의 1순위 소양으로 '업무 충실도'를 꼽았다. 문 수석은 "정치판 안에 있다보니까 업무보다 다른 곳에 신경 쓰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소신대로 하는 것이 쉽지않다"면서도 "여야를 안 가리고 할 말은 하는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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