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박정희·DJ·이회창…숙명의 라이벌도 "민주화 공로"

[the300]朴대통령·이희호 여사 각각 조문, 김현철·김홍업 2세 조우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2015.11.23/뉴스1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 이틀째인 23일 생전의 그와 정치적 라이벌이었거나 그 2세인 정치인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고인과 수십년 묵은 앙금을 털어내려는 듯 그가 민주화에 기여한 점을 잊어선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직접 찾았다. 박 대통령은 유족 손명순 여사, 김현철씨 등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은 박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한 정적이었다. 또 고인의 차남 현철씨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19대 총선에 공천받지 못하는 등 2대에 걸쳐 대립이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의 조문을 '화해'로 해석하는 배경이다.

이희호·권노갑, 동교동계 조문= 이미 세상을 떠난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대신해 이희호 여사는 물론, 그 아들인 김홍업 전 의원,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YS와 DJ는 민주화 과정에 협력했지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는 등 '정적'으로 입장이 갈렸다.

권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YS는) 다감한 분이셨다"며 YS가 신민당 총재에 당선된 직후 DJ와 만나지 못했던 인연도 소개했다.  DJ가 YS의 총재 당선을 축하하러 상도동으로 가던 길에 제지 당하고 이내 DJ마저 가택연금되는 등 고초를 겪었던 일이다. 권 고문은 유가족들도 편안히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며 위로를 전했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차남 홍업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15.11.23/뉴스1
김대중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이종찬 전 원장도 YS를 높이 평가했다. 이 전 원장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큰 나무가 우리곁을 떠나게 돼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필생의 라이벌로 통한 DJ와 YS 관계에 대해 "민주주의라는 건 원래 서로 다른 의견 있으면 토론하고 합의하는 것"이라며 "한때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이 나라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김 전 대통령이 5.18의 역사적 평가에 애썼다며 조문한 심경을 밝혔다. 윤 시장은 "광주는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역사 속에 세워주신 고인에 대한 흠모와 애도의 뜻을 깊게 새기고 있다"며 "말씀하신 화합과 통합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김청산" 외쳤던 昌…방명록 논란회창 전 총리의 조문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정말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며 "민주주의에 기여하신 공을 잊어선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인과 애증이 교차한 정치 여정에 대해선 "여러가지 곡절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방명록에 남긴 '음수사원'(飮水思源) 네글자가 논란이 됐다. 그는 '물을 마시면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뜻으로 고인을 기려 방명록을 썼다고 밝혔지만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수장학회에 내려준 휘호임이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다소 부주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YS는 집권 당시 이 전 총리를 감사원장, 국무총리에 임명하며 정계진출을 도왔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인 YS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이 전 총리는 '삼김(三金)청산'을 외치며 차별화를 꾀했다. YS도 자신의 후계자 격인 이인제 의원(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탈당 및 대선출마를 만류하지 않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 양측은 서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이부영 전 의원,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도 각각 빈소에 조문하고 김 전 대통령이 군정을 종식시킨 공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에서 탈당,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천 의원은 DJ쪽 인사로 참여정부 법무부장관 등 요직을 지냈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2015.1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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