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인사검증, 법무부-경찰 투트랙…'MB 교차 검증' 참고

[the3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당선 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간담회 장소를 향하고 있다. 2022.3.14/뉴스1

'윤석열 정부'에서 공직자 인사 검증이 '법무부-경찰' 투트랙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와 함께 청와대의 직접 검증 기능을 없애 정치사찰 등 논란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국가정보원이나 경찰 등 특정 기관의 정보만을 활용하던 폐단을 없애 교차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소위 '뒷조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청와대 특별감찰반도 없어진다. 물론 민정수석실이 폐지되더라도 뒷조사 등 부정적 역할과 무관한 기존 민정수석실의 다른 업무를 수행할 비서관실은 마련된다.


공직자 검증 '법무부-경찰' 담당…상호 견제와 균형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일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지향하는 대통령실은 오로지 국민의 민생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조율하고 함께 기획하는 데 있다. 그런데 그동안 민정수석실이라는 이름으로 특히 사정을 할 때 검증을 빌미로 대상이 아닌 국민까지 사정하고 뒷조사하는 권력 남용의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불필요하고 권력남용의 여지가 많은 사정 기능까지 대통령실이 한다는 것은 윤석열 사전에 없다"며 "미국만 보더라도 백악관은 따로 검증기관을 갖고 있지 않고 FBI(연방수사국) 등 권력 기관에서 주로 수행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사례를 참고해 우리 대통령실은 추천 기능만 보유하고 공직자 검증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경찰 등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 차량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과 차담을 통해 인수위 관련해 논의한다. 2022.3.14/뉴스1
청와대의 인사 검증 기능을 없애고 법무부와 경찰에 이를 맡기겠다는 얘기다. 현재는 경찰의 기초자료를 받아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검증팀에서 검증보고서를 만드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법무부와 경찰이 검증보고서 작성 등을 담당하고 대통령실은 보고 받고 최종결정하는 역할만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 검증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청 정보과 등에서 해당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법무부에도 인사 검증을 담당할 조직이 확충될 예정이다.


'MB 청와대'의 교차 검증 방식 참고한듯…특별감찰반도 사라진다


이런 방식은 '이명박 청와대'의 인사 검증 방식을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로부터 인사자료 등 정보를 넘겨받아 검증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국가정보원 자료에 주로 의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 정보 위주로 인사 검증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한쪽에 치우친 정보가 부실 검증을 부른다는 비판이 사정당국 안팎에서 제기돼왔다.

윤 당선인의 청와대 혁신을 이끌고 있는 인사들 상당수가 이명박 전 대통령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이 이날 인사검증의 주체로 '법무부와 경찰'을 언급하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말한 것도 교차 검증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저녁 5시 30분 경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영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취임이후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2022.3.15/뉴스1

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는 사찰로 의심받을 수 있는 각종 조사 업무도 제한된다. 윤 당선인은 전날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차담회에서 "일명 사직동팀(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각종 정보수집을 해오던 경찰 조직)은 있을 수 없다"며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가 지향하는 대통령실은 사정 기능을 없애고 오로지 국민을 받들어 일하는 유능한 정부로,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고 조정 관리하는 데에만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민정수석실 소속으로 외근을 하며 주요 인사들의 동향 등 정보를 수집해오던 특별감찰반 등 관련 조직도 없어질 수밖에 없다.



민심 파악 등 민정수석 고유의 업무는 존속…"비서관실 만든다"


그렇다고 민정수석실 산하의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 등이 모두 없어지는 건 아니다. 대통령실 관련 각종 법률 업무 조력과 대응을 담당하는 법무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의 내부 감찰 기능, 민정비서관의 민심 파악 업무 등은 필수 업무로서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반부패비서관실의 사정기관 간에 조정 업무는 인수위 논의과정에서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 보좌, 인사검증, 민정 여론 수집 기능을 할 부서는 비서관실을 만든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인사 검증은 법무부와 경찰이 하더라도 이를 보고받아 정리하는 부서 자체는 대통령실에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