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뉴스1 |
김종인 "역사와 국민앞에 큰 죄", 정경유착-국정농단 명시적 사과
김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격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보수정당이 배출했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에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지었다.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을 잘 보필하라는 지지자들의 열망에도 제대로 보답 못했고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고 무엇보다 위기 앞에 하나되지 못하고 분열했다"며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며 "특정 기업과 결탁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경영승계 편의를 봐준 혐의 등이 있다. 공직 책임을 부여받지 못한 자가 국정에 개입해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고 무엄하게 권력을 농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언제나 반성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아울러 정당 정치 양대 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함께 무너진다는 각오로 국민의힘은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민생과 경제에 대한 한층 진지한 고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뉴스1 |
김기현 "굴욕이 아니라 용기 있는 진심"…권성동 "사과 적절"
전체적으로는 비대위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사과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재선의원인 성일종 비대위원은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과로서 당이 더욱 새로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선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과 우리 국민의힘이 무엇이 다른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오늘 우리의 사과는 ‘굴욕’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진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3선의 권성동 의원도 통화에서 "우리 당에서 결정한 대통령에 대해 사법당국의 판단이 있었고 재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낮으니 사법당국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연속해서 선거에 참패하기도 했고 사과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안팎 반발도…서병수 "입법테러 못 막은 것 참회해야", 홍준표 "맞은 놈이 사과? 스톡홀름 신드롬"
반면 비판도 나왔다. 당내 최다선(5선)이자 대표적 친박(친박근혜)이었던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특정 기업과 결탁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고 경영승계 과정의 편의를 봐줬으며 권력을 농단했느니 하면서 재단해버리면 어쩌겠다는 것인가"라며 "그것도 하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도 없었을지 모른다며 문재인 정권이 희희낙락하는 바로 오늘에"라고 적었다.
서 의원은 "오늘 당의 비대위원장이 입을 열어 사과할 게 있었다면 기업할 자유를 틀어막고 말할 권리를 억압하고 국민의 삶을 팽개친 입법 테러를 막아내지 못한 것에 국민을 뵐 면목이 없다는 통렬한 참회이어야 옳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사과 계획에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해왔던 3선 장제원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미 사과했는데 내가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뉴스1 |
3선 박대출 의원은 사과 내용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봤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문제는 당의 배신, 마녀사냥식 법 적용, 가짜뉴스, 선동, 왜곡 등 복잡하고 다양한 면이 있는데 그런 여러가지 복합적인 부분을 간과하고 단편적으로 접근했다"며 "고차방정식을 일차방정식으로 푼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등의 반대로 복당을 못하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비판은 더 거셌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과는 의학적으로는 스톡홀름 신드롬(극한 상황에서 강자의 논리에 약자가 동화되는 현상)이라고 한다"며 "야당은 집단적으로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져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착각 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라며 "탄핵 사과는 지난 대선때 인명진 위원장도 포괄적으로 했고 나도 임진각에서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과는 대표성도 없고 뜬 금 없는 사과"라며 "사과를 하려면 지난 6개월 동안 야당을 2중대 정당으로 만든 것을 사과 해야 한다.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고 했다.
"당내 갈등 커질 가능성은 낮아"
이 같은 당내 반발은 예고됐지만 김 위원장은 사과를 강행했다. 보궐선거체제로 당을 이끌기 위해 일부 중진 의원들의 불만을 정면돌파한 셈이다. 탄핵 사태에 대한 명확한 대국민 사과는 비대위가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갈등이 확산해 비대위의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갈등의 구심점이 되는 계파가 없는 데다 다수를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이 과거와 단절, 혁신 등을 원하고 있다"며 "당내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탈북 박사' 與박충권 "꼰대? 기득권? 보수는 사실 매력적"
- 2국민연금 보험료 9→13%?...윤 대통령 말대로 다음 국회서 결론날까
- 3尹 "연금개혁, 다음 국회서" 발언에…복지부 "지금 안 한단 뜻 아냐"
- 4친박 '어당팔' 황우여, 총선 참패 국민의힘 구원투수로[프로필]
- 5'보험료 4%p' 올리는 연금개혁, 윤 대통령 말대로 다음 국회에서?
- 6윤석열·이재명, 첫 영수회담···'25만원 민생회복금' 의제 주목
- 7윤석열-이재명 첫 회담에…국민의힘 "협치의 물꼬 텄다"
- 8외교·국방장관, 호주 총리 예방…방산 협력·인태 전략 논의
- 9이준석 "'채상병 수사' 박정훈 대령 무죄 나오면 정권 내놔야"
- 10'광폭 행보' 조국, 조희연 만나 "학생·교사 갈라치기 안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