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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장환 기자 =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2019년 5월23일 오후 서울중구 덕수궁 대한문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시민이 고인을 기리며 기도하고 있다. 2019.5.23/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바보 노무현의 길을 기억하겠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주말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김해 봉하마을과 제주 강정마을 등에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친노(친노무현) 민심에 강하게 호소하자 자신이야말로 노 전 대통령의 삶을 닮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노무현의 꿈, 안철수가 반드시 만들겠다"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지금 살아 계셨다면 그분이 보시기에 지금의 대선판이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일 것"이라며 "도덕성과 비전은 실종되고 네 편 내 편 가르며 남 탓 공방만 벌이는 모습이 얼마나 한심하다고 생각하셨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지율 하락을 감내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주 해군기지 건설, 이라크 파병을 추진했다"며 "지금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둘로 갈라놓고 있는 진영정치 만일 그분이 살아 계셨다면 이대로 두고 보셨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일, 미약하지만 지금 저 안철수가 걷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국민의 상식을 마비시키고 공정을 훼손하고 반칙과 특권에 눈감는 부도덕한 진영정치, 제가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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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2.7/뉴스1

또 안 후보는 "조직된 표가 무서워서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연금 개혁도 해내겠다. 강성 귀족노조의 특권과 반칙의 상징인 고용세습도 기필코 뿌리 뽑겠다"며 "공정하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제가 하려는 이런 일에 큰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정파와 노선은 달라도 우리가 같은 곳을 보고 있다면 그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라며 "노무현의 꿈이었고 우리 모두의 희망인 그런 나라, 저 안철수가 반드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고뇌에 찬 결단" 울컥…이재명 "특권 없는 세상" 흐느껴대선 한 달을 앞두고 후보들이 앞다퉈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것은 스윙보터(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표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도층의 향배가 대선 막판까지 변수가 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들의 친노 표심 구애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와 추모의 감정이 중도층에게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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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뉴스1) 이동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2.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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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오름노을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2.5/뉴스1

윤 후보는 5일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의 필수적 요소다.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셨다"며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과 평화의 서막을 연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친 이유에는 "노 전 대통령께서는 순수한 열정, 그리고 원칙 있는 국정운영을 해오신 분인데 본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서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 결단을 내렸다.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잠시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바로 다음 날인 6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몸을 들썩일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여러분도 기다리시느냐"고 물은 뒤 "그러나 그 세상은 우리가 그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결국 운명과 역사는 여러분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사는 세상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었고, 또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