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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해 11월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된 후 홍준표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5/뉴스1

국민의힘이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대구 중·남구 무공천을 결정하자 즉각 김재원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책임 정치'를 내세워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는데 곧바로 당 최고위원인 김 전 의원이 탈당해서라도 후보로 나서겠다고 해버린 셈이다. 윤석열 대선후보와 홍준표 의원은 공관위의 무공천 방침에 긍정적 의미를 뒀다.

김 전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의 어려운 결정을 환영한다"며 "당의 도움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 저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당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로 인한 여러가지 어려움은 모두 감수하겠다"며 "고맙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발표된 공관위의 무공천 방침을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권영세 공관위원장의 발표는 '책임 정치'를 강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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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선대위 임명장이 수여된 것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2022.1.27/뉴스1

권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한 건국 이래 최대 부동산 부정부패 사건인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는 직전 지역구 국회의원(곽 전 의원)이 게이트 관련 범죄 혐의를 받아서 수사 중이라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당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책임 정치 실현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불공정과 내로남불이 점철된 문재인 대통령과는 다른 새 정치를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받아들여 달라"며 "보궐 선거 후보자 중심으로 활발한 선거운동을 하던 중·남구 시민과 당원께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지금 당원이신 분들은 이 취지를 받아들여주시고 우리 대선 선거운동에 매진해주기를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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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해 10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1.10.25/뉴스1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해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이어진다면 공관위의 '책임 정치' 명분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이 바보도 아니고 대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무공천 발표가 말장난으로밖에 더 보이겠느냐"고 밝혔다.

공천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윤 후보도 무공천 발표의 의미에는 힘을 실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 개인적 생각으로 (민주당과 달리) 우리 당에는 그런 당헌·당규는 없지만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선거에 있어서 국민을 실망시킬 만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당이 판단할 때는 공천을 하지 않는 것도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라며 "물론 반론이 있지만 권 총장(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자신의 2030세대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대구 무공천이 잘한 것인지 묻는 청년의 질문에 "민주당이 한 방식이 옳지요"라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이 대장동 게이트의 소위 '50억 클럽'에 연루돼 의원직을 사퇴했고 이 때문에 발생한 보궐선거인 만큼 공천을 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의미다.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설 수 있는 김 전 의원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공관위가 공천 문제로 윤 후보 측과 갈등을 빚었던 홍 의원에게 무공천 결정으로 화답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홍 의원이 추천한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공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책임 정치의 명분으로 아예 공천을 하지 않는 게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