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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2021.6.29/뉴스1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자유'였다. 문재인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고 한다며 사실상 독재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정권이 공정과 상식, 법치를 짓밟는다며 국민을 '약탈'한다는 표현까지 썼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잠행을 이어온 지 117일 만이다.

정치 선언을 하면서 어떤 비전과 철학을 밝힐지가 관심이었다. 현 정권에서 발탁된 검찰총장 출신이 야권 주자로 나서려는 명분과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23번 '자유' 외친 윤석열…"자유는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날 윤 전 총장은 '자유'를 말했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만 23번을 언급했다. 공정(9번)과 상식(7번), 법치(7번), 정권교체(7번)를 역설하기 위한 토대가 자유였다.

본인이 정치에 나선 근본 이유를 자유의 위협에서 찾았다. 윤 전 총장은 "이 정권은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며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이냐.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유의 정치적 의미도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승자독식은 절대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책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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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2021.6.29/뉴스1

"혁신은 자율적 분위기에서 나와" 기술혁명 시대에 '자유' 가치 강조자유가 기술혁명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필수 가치라는 점도 역설했다. 단지 정치적 가치를 넘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제라는 얘기다.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핵심 첨단기술과 산업시설을 공유하는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며 "전쟁도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으로 싸운다"고 말했다.

혁신도 자유가 밑바탕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혁신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 자율적인 분위기, 공정한 기회와 보상, 예측가능한 법치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공정과 상식, 법치의 자양분을 먹고 창의와 혁신은 자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현재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연결고리도 '자유'국민의힘과 생각이 같다고 밝히면서도 '자유'를 또 한 번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국가 공권력도 개인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서 한계를 갖고 멈춰서야 할 점이 있는 것이지 다수결이면 모든 일이 된다고 하는 그런 (여권의) 철학에 동의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치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도 자유가 연결고리다. 자유라는 근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로서 모든 세력이 합쳐야 한다는 논리다. 현 정권이 기본적 권리인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규정한 만큼 '약탈'과 같은 강한 표현도 망설임 없이 사용했다.

윤 전 총장은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며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 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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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1.6.29/뉴스1

정치 철학 제시한 윤석열, '불확실성 해소' 평가윤 전 총장이 정치 철학을 분명히 드러낸 만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윤 전 총장이 정치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는데 일단 이 부분이 드러났다는 얘기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책적 역량은 전문가를 쓰면 되고, 도덕성 문제는 (이를 공격하는) 여당이 메신저로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의 경우 정치적 역량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그런데 오늘 왜 자유가 중요한지, 왜 자유민주주의냐에 대해 본인의 철학적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거침없이 자신의 철학을 드러냄으로써 앞으로 광폭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