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진 '코로나 이익공유제'…재계·野 "시장 논리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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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12. photo@newsis.com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코로나19(COVID-19) 수혜 업종·계층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 불평등을 줄이자는 취지다. 민주당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자발적 동참'을 전제로 했지만, 재계에선 '기업 팔 비틀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與, '불평등 TF' 만들어 이익공유제 논의 본격화 


12일 민주당은 이익공유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3일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단장을 맡는다.

홍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을 완화,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코로나 위기 속에 얻은 혜택과 이익을 나누는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며 "강제적인 수단보다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자발적인 참여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11일) "고소득층 소득은 더 늘고 저소득층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K자 모양 양극화, 이른바 'K-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 해법으로 제시한 '이익공유제'에 대한 당 차원 논의를 본격화한 것이다.


'기업 기금 조성→인센티브 제공' 형태 유력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7. photo@newsis.com

구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이익을 많이 본 기업들의 자금 출연으로 기금을 조성해 중소기업·자영업자·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홍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기업이나 일부 금융 쪽에서 펀드를 구성해 중소·벤처기업,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의 일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업을 기획하는 것 등을 적극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적투자에 앞장서 온 SK그룹의 사례를 언급했다. 

기본 모델은 인센티브 지급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이익 공유를 유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협력이익공유제 내용을 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유를 유발한 방식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런 방식을 원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등 위·수탁기업 간 공동 노력으로 얻은 이익을 '재무적 성과'와 연계해 사전 약정에 따라 나누는 제도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면 정부가 세액공제, 금융지원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당정은 2018년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야당과 재계 반발로 법제화가 무산됐다. 당시 재계는 "기업 경영 원리에 배치되며 주주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 "자발적이라곤 하지만 실질적으로 참여를 강제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앞서 2011년 이명박정부도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했다가 재계 반발에 물러섰다.


재계·야당 "시장 논리 위배…기업 팔 비틀기" 비판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 네번째)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중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공동취재사진) 2020.12.22. photo@newsis.com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자발적'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대기업과 IT 기업, 배달앱 등 코로나19 수혜 업종을 겨냥한 '반강제적 상생'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일례로 작년에 마스크 회사들이 돈을 많이 벌어 이익을 많이 냈는데, 올해는 KF95 마스크 가격이 크게 떨어져 대규모 시설투자 이후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작년 이익만을 근거로 어떻게 이익을 나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어느 그룹 중에 실적이 좋은 회사와 좋지 않은 회사가 있어 그룹 전체적으로 손실이라고 하면 이익 나는 기업에서 빼서 다른 쪽으로 줄 수 있겠느냐"며 "각각의 이익 기여도를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주의 이익을 다른 회사의 주주이익을 위해 빼는 것으로 주주자본주의의 기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중소기업계에서도 "반시장적이고 이상적인 논리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누가 어떻게 코로나로 이득을 봤는지 측정하기도 불가능하다"며 "또 경쟁 체제에서 이익을 낸 기업이 관계도 없는 기업 또는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에 이익을 나눠준다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야당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일자리는 기업, 민간이 만들어야 하는데 각종 규제로 기업 손발을 묶어놓고 한 술 더 떠 이익공유제를 하려고 한다"며 "경제 주체의 팔을 비틀어 이익까지도 환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죄라면 묵묵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국민의 재산을 몰수해 바닥난 국고를 채우겠다는 여당 대표의 반헌법적 발상에 말문이 막힌다"며 "정부가 성찰하고 반성해 감당해야 할 일을 국민의 팔을 비틀어 대행시키겠다는 몰염치는 어디에서 발원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의당은 더 나아가 '코로나 승자'에게 한시적으로 소득세·법인세를 추가 부과하는 '특별재난연대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자발적 참여'로 도입하자는 말씀은 참 무책임하다"며 "지금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선의에 기대는 게 아니라 사회 연대를 제도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서 취지는 알겠지만 기업의 이익을 정부가 법제도를 통해 분배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며 "차라리 코로나19 성금을 기업에게 모으겠다는 캠페인을 하는 게 더 옳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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