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2020]文 부동산 '강 드라이브'…"표심보다 집값이 먼저"

[the300]

격전&현장300관련기사 23건


해당 기사는 2020-01-16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여당 의원들조차 그 내용을 모를 정도로 보안을 지켰다. 대책 발표 후 총선에서 ‘선수’로 뛰어야할 여당 의원들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부동산에 손을 대는 게 ‘무리수’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는 ‘총선 리스크’를 감수했다. 폭등 조짐을 보이는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타이밍’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앞섰다. 강한 규제로 잃을 표심보다 집값을 못 잡아 당한 심판을 더 의식했다는 의미다. 

◇‘한 몸’인 당정 vs 틈새찾는 야당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한몸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을 실현하기 위해선  민주당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정부 대책에 필요한 입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안 대신 의원 입법 형태까지 취했다.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김정우 민주당 의원을 비롯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들이 총대를 맸다. 

결국 21대 총선에선 12.16대책을 두고 여야가 대척점에 설 것으로 보인다.  ‘투기’ 수요를 각종 규제로 잡아두려는 여당과 시장에 맡기자는 야당이 벌써부터 맞부딪힌다. 예컨대 민주당이 정부 정책에 맞춰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내건 가운데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은 종부세 인상에 상한선을 두는 법안으로 맞불을 놨다

정부 여당 정책은 주택 보유자들 ‘심기’를 건드리지만 그렇다고 서민의 위화감과 박탈감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반면 보수 야당은 집값 급등과 정책 실패 등을 파고든다. 기재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시장 원리에 기초해 수요와 공급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공급 확대 정책은 도외시하고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시장을 다 망가뜨리고 거래를 위축시키는 반시장적인 정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올라도 내려도 욕먹는 정부, 文 정부 선택은 ‘안정화’=역대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욕’을 먹었다. 부동산 자산 유동화가 가능해지면서 부동산은 경기부양을 이끄는 역할도 하게 됐다. 

정부 입장에선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올라줘야 명목상 경제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을 지켜만 봐야하는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면 경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정부 성적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 답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부동산 투자 ‘대박’을 기대하던 서민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기조는 ‘안정화’다. 이번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후 세차례에 걸쳐 굵직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놨다. 2017년 8·2 대책, 지난해 9·13 대책에 이어 최근 12·16 대책 등이다. 세번의 대책 모두 ‘고강도 대책’으로 평가받는다. 대출을 어렵게 했고 조정지역 범위도 넓어졌다. 

대책을 내놓을수록 체감하는 유권자는 증가했다.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당 입장에선 강한 규제가 반갑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안정화’를 택한 이유는 ‘위기감 ’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이 총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걱정하기 앞서 집값을 안정시키지 않고는 총선을 고민할 수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참여정부 당시 부동산 급등을 잡지 못해 정권 내준 트라우마도 있다. 특히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지역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집값의 흐름이 굉장히 좋지 않은 시그널을 보이고 있었다”며 “고강도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집값이 치솟으면 그 가격은 다시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되는 경향이 있다. 대출금으로 집을 산 사람은 대출금 상환을 우려해 전월세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의원은 “집값이 오를수록 집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배가된다”며 “그런 상황을 방치하는 것보다 지금 더 강도높은 정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결과가 더 낫다고 판단한 걸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부동산정책 신뢰 안해”=유권자(국민) 10명 중 6명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2·16 대책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이달 17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신뢰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민 57.6%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6.6%에 불과했다. 민주당 주요 지지층인 40대에선 불신 의견이 41.7%로 신뢰(56.1%) 의견보다 낮았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69.7%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통화자 1만3명 중 500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5.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