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김무성' 홀로서기 '성공적'…리더십 강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완승을 거두면서 '김무성체제'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새누리당이 3곳을 가져가며 승리, '성완종 리스트'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선전을 했다. 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 지역을 가리지 않고 3석 이상을 확보하면 대승, 2석 이상 확보해야 본전 또는 승리, 이에 못 미치면 패배로 분석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첫번째 중대 시험대인 당면과제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평가한다. 김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 없이 '사실상' 혼자 치른 선거다.

◇'김무성체제' 순항 속 당장악력 커질듯…친박계 위축

이번 선거 승리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 내 역학 구도는 비박·비주류가 급격히 세를 불려나갈 공산이 커졌다. 반면 김 대표의 당 운영에 제동을 걸던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움직임은 크게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친박계 반발로 미뤄져왔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등 당내 현안을 처리하는 것에 힘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가 공언해 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도 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로서도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다.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사실상 이번 선거는 김무성 대표의 홀로서기 시험대였다"면서 "성공적인 결과가 김 대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고 당에서는 김무성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 줘 그동안 반대 반발로 처리하지 못한 부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김 대표가 이완구 전 총리의 사의 표명 과정에서도 여권 내부 상황을 적절하게 관리했다는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번 위기의 선거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위기 관리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주도적으로 선거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중심의 체제가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됐다"며 "당 중심의 선거체제의 기반과 뿌리를 대리는 시금석이 되는 선거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 중심으로 쏠리는 당·청관계

이번 선거의 승리로 당-청 권력의 지형도가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으로 쏠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청와대의 장악력은 이미 약화됐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과거 특별사면 건으로 야권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며 "여러 요인으로 현 정국 전반은 김 대표에게 힘이 쏠리기 시작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후폭풍이 단기간에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당-청은 협력을 강화하고 때로는 김 대표의 의견을 반영하는 모습으로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당의 목소리가 청와대에 많이 반영돼야 한다"면서 "어떻게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수순을 밟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여파로 김 대표의 독주체제가 심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학 교수는 "성완종 리스트가 박근혜 핵심 측근을 겨냥한 점은 김 대표에게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결국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면서 "당 대표를 견제하는 힘이 없을 경우 그에 대한 단점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 주자 입지 구축 의견도

재·보선은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첫 정면 승부'였다.

새정치연합의 전패로 문 대표 체제가 위협을 받게 됐고 야권 심판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대표는 여권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재보궐선거 승리는 대권가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이에 따라 성완종 파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김무성 대표가 상대적으로 힘과 탄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써 김 대표는 여권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김무성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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