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비건, 실세 최선희, 베일 싸인 김혁철

[the300][런치리포트: 2차회담 협상 주역] 비건-최선희 실무협상…北김혁철 등판 주목

해당 기사는 2019-0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경청하는 노련한 협상가', '실세 엘리트 출신 북핵 협상 베테랑'

 

다음 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19~21일 양국 간 첫 실무협상에서 마주 앉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미국 북핵 협상 실무 지휘자인 비건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의 공통된 평가는 ‘상대의 의견을 잘 듣는, 합리적이고 노련한 협상가’로 수렴한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5개월 동안 한국을 다섯 번이나 찾았다. 미 국무부의 업무 파트너인 외교부뿐 아니라 청와대, 통일부, 과거 북핵협상을 경험했던 국내 전문가들을 두루 만났다고 한다.   


비건 대표를 직접 만나 본 정부 관계자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과 비핵화 문제에 밝은 당국자는 물론 전문가들의 생각과 의견을 두루 경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의 의견을 알고 싶어하고 경청하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한 외교소식통도 미국의 한 전직 외교 고위관료의 말을 빌려 "비건은 합리적이고 남의 의견을 수렴하는 훌륭한 협상가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워싱턴 정가에서 경력을 쌓은 보수 진영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다.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보필했다. 부시 행정부를 떠난 뒤 14년 동안 포드자동차에서 대관 등을 맡아 국제 담당 부회장으로도 일했다. 


민관을 고루 경험한 덕에 협상 스타일이 유연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전의 북핵 협상과 달리 '탑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협상 방식에 적합한 적임자란 분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과 집무실에서 대화하는 모습.트럼프 대통령 바로 오른쪽이 김학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사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쳐.

비건의 북측 카운터파트로 스웨덴 스톡홀름 회담에서 상견례 한 최선희는 북핵 협상 현장을 20년 가까이 누빈 베테랑이자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통 외교관이다. 지난해 초 차관급인 외무성 부상으로 전격 승진했다. 최영림 전 내각총리의 수양딸로 1980년대 외무성 연구원으로 외교관의 길에 입성한 뒤 외무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실세'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북핵 협상의 역사적 순간 마다 북한 측 영어 통역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2000년대 북핵 6자회담은 물론,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통역을 맡은 것도 최선희다. 2010년 10월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으로 승진한 뒤 협상 주무대에 등판했고 지난해 6·12 제1차 북미정상회담 전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와 의제를 조율하는 실무협상 대표로 여섯 차례 회담을 진행했다.  

깐깐하고 꼼꼼한 스타일로 북한 외교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마이클 펜스 미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로 비판한 담화를 발표해 미국에 북미정상회담 일정 취소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대미 정책과 북핵협상 경험이 풍부해 이번 실무협상 대표로 낙점됐다.

최 부상 외에 비건 대표의 새 카운트파트로 거론되는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지난주 워싱턴DC에서 "비건 대표가 새로운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만났다"고 밝히면서 북미 실무협상 라인업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뉴 페이스'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2017년 스페인에서 추방됐다가 지난 1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수행원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회동 땐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박철 전 주유엔 북한 대표부 동포 담당 참사관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전 대사와 박 전 참사관의 경우 1차 때 방미 협상단엔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다. 

김 전 대사에 대해선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통일부도 "스페인 주재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 외에 특별히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최 부상이 이미 비건과 2박3일 협상을 가진 상황이라 앞으로 한달간 '비건-김혁철' 라인이 '비건-최선희' 라인을 대체할 지, 최선희와 김혁철이 모두 기용되는 투트랙 협상이 이어질 지 등에 이목이 쏠린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