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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소나무를 심고 있다. /사진=방송 화면 캡처 |
1953년 싹을 틔운 남한의 소나무가 군사분계선(MDL) 인근 '소떼 길'에 뿌리를 내렸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함께 이곳에 소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오후 4시30분 공동기념식수 행사를 진행했다. 장소는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이다.
이 곳에 남북의 두 정상은 남북 정전 협정이 체결된 1953년에 싹을 틔운 '반송'을 심었다. 반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땅에서 여러 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란다. 한국 전역에 분포돼있다.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삽을 들고 흙을 떠 소나무에 뿌렸다. 이들이 함께 잡은 삽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삽자루'는 북한의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침엽수이고,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었다. 남과 북의 화합과 평화를 상징한다.
식수 후에는 김 위원장이 한강수를, 문 대통령이 대동강수를 각각 뿌렸다. 청와대는 "지난 65년간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땅이었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는 것으로, 군사분계선이 갈라놓은 백두대간의 식생을 복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무 앞에 설치된 제막의 줄을 당기자 식수 표지석이 나타났다. 식수 표지석에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명태 선생이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정한 글귀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더해졌다.
김 위원장은 나무를 심고 "어렵게 찾아온 이 새 봄과 이 기운을 소중히 하고 잘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식수는 남측이 제안하고, 북측이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
공동 식수를 마친 후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담소를 나눈다. 유엔사령부가 'FOOT BRIDGE'라고 부르던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만들어진 다리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며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했다.
산책 후에는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후 정상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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