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검증 뭐했나, 해명 필요한 두 사람

[the300]인사추천-검증에 "구글링도 안했나"..문미옥·조현옥 논란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에서 박상대 서울대 명예교수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7.7.7/뉴스1

"문미옥 (과학기술) 보좌관은 본인이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에 추천한 것이다.…이런 문제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계시다."

 

1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거듭된 과학기술 분야 인사 난맥 관련 이같이 말했다.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기된 문 보좌관 책임론에 대한 답변이다.

 

청와대가 "안타깝다"고 표현은 했지만 반복된 인사 검증 부실을 과연 심각하게 여기는지 의문이다. 정권 초반이면, 한 번이면 그럴 수도 있다. 수차례 반복되면 다른 얘기가 된다. 청와대의 인사 프로세스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인사 난맥이 국정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박 후보자는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했다거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방식이 불가피했다고 보는 인식이 문제가 됐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관이 아니냐는 것이다. 역사관에 앞서 창조과학회 활동 등 과학자의 신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그런 박 후보자를 낙점한데 따른 인적 책임론은 크게 두 갈래다. 이 같은 쟁점을 몰랐거나 알았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대목에선 '추천자'로 지목된 문미옥 과기보좌관의 판단이 문제시된다. 인사 추천과 검증과정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인사 책임자 격인 조현옥 인사수석이 거론된다.

 

우선 문 보좌관은 박 후보자의 역사관, 종교관이 논란소지가 있단 점을 추천 때 간과했다. 능력부족이 논란이라면 반대측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 '가치관'의 문제는 훨씬 아픈 대목이다. 이른바 '촛불정부'라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과 배치되면 청와대가 방어하기 대단히 어렵다. 국정철학 이해도를 주요 인선에 핵심기준으로 삼아온 것과 배치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보좌관에 대해 "중기부 장관에 적합하냐 아니냐로 추천한 것"이라며 "기독교인이라는 논란 자체를 몰랐다"고 두둔했다. 그러나 과학기술분야는 인사 실패가 한 차례 있었으므로 더 신중해야 했다. 황우 석사태 연관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킨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문 보좌관 추천이 반영된 걸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인사수석 비서관으로 임명된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선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2017.5.11/뉴스1

인사수석 책임론도 피할 수 없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인사추천위가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저 어디 구석에서 발언한 것까지 알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 문제의 발언이나 글은 과거 논문 등을 검색하면 찾을 수 있을 정도여서 찾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다고 말하긴 군색하다. 정치권에서 "장관을 추천하면서 그 정도의 '구글링'(웹 검색)조차 안 한 것이냐"고 지적하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조직과 청와대 세팅을 거의 마친 지금도 검증 부실이 튀어나온 게 뼈아프다. 정부 출범 초엔 부족한 검증시간 등 양해가 되는 측면도 있었다. 직원들을 정식임명도 못한 가운데 짧은 시기에 조각을 마쳐야 하는 빡빡한 조건,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다는 특수성이 고려됐다.

 

그러나 정부출범 100일을 넘긴 가운데서도 기초 검증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그동안 쌓였던 '책임론'이 박 후보자 논란을 계기로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수도 있다. 조현옥 수석은 장관후보자 지명 단계 사퇴(안경환), 장관후보자 청문회 통과 후 사퇴(조대엽) 어떤 경우도 직접 배경설명이나 유감표명을 한 적이 없다. 넓게 보면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까지 책임론 대상이지만 문 보좌관과 조 수석에게 더많은 책임이 쏠리는 이유다.

 

청와대와 여권은 한 목소리로 '인재풀'을 토로한다. 비교적 적합한 인사는 주식백지신탁 등에 걸리고, 중기부 장관 공석을 장기화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고위 관계자는 "중기부 장관 저희 리스트에 올라가신 분도 30여명 가깝게 된다. 검토하고, 만나고, 설득도 했다"며 "꼭 했으면 좋겠다 싶은 분들 모두 백지신탁이 경영권 유지 문제가 되기 때문에 큰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박 후보자의 전날 입장발표를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주말사이 촉각을 세운다. 다수 국민이 수용할 정도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 적극적·이념적 보수가 아니라 소시민적인 "생활보수"여서 문 대통령 인사철학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옹호론도 있다. 단 박 후보자 거취 결정이 어떻게 되든 청와대의 인사 허점은 구조적인 개선 과제로 남는다.




관련기사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