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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리영희 '베트남 전쟁' 논문 읽은 문재인, '운명'에 뭐라고 썼나

[the300]25일 TV토론회, 홍준표 "희열 느꼈다고" 공세-文 "논문 수미일관 평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25일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저서 '운명'에서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쓴 대목을 문제 삼았다.

홍 후보는 "우리 장병 여기서 5000명 죽었는데 (리영희) 그 책을 읽고 '나는 희열을 느꼈다'고 썼다"며 "이것은 공산주의가 승리한 전쟁인데 희열을 느꼈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리영희 선생의 배트남 전쟁 3부작인데 1부 2부 그 중간에 월남의 패망이 있고 그 이후 3부 논문이 쓰여진다"며 "아주 중요한 국제적인 그런 사건을 놓고 1, 2부와 3부가 수미일관 된다는 점 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운명' 131~132 페이지에 걸쳐 있는 해당 대목의 전문이다. 

대학시절 나의 비판의식과 사회의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은, 그 무렵 많은 대학생들이 그러했듯 리영희 선생이었다. 

나는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발간되기 전에, 그 속에 담긴 ‘베트남 전쟁’ 논문을 ‘창작과 비평’ 잡지에서 먼저 읽었다. 대학교 1, 2학년 무렵 잡지에 먼저 논문 1, 2부가 연재되고, 3학년때 책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접한 리영희 선생 논문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베트남 전쟁의 부도덕성과 제국주의적 전쟁의 성격, 미국 내 반전운동 등을 다뤘다. 결국은 초강대국 미국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것이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우리끼리 하숙집에서 은밀히 주고받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근거가 제시돼 있었고 명쾌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을 무조건 정의로 받아들이고 미국의 주장을 진실로 여기며 상대편은 무찔러 버려야 할 악으로 취급해 버리는, 우리 사회의 허위의식을 발가벗겨 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논문과 책을 통해 본받아야 할 지식인의 추상같은 자세를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두려운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었다. 진실을 끝까지 추구하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근거를 가지고 세상과 맞서는 것이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고 진실을 억누르는 허위의식을 폭로하는 것이었다.

리영희 선생은 나중에 월남패망 후 ‘창작과 비평’ 잡지에 베트남전쟁을 마무리하는 논문 3부를 실었다. 그러니 월남패망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을 사이에 두고 논문 1, 2부와 3부가 쓰여진 셈이었다. 그 논리의 전개나 흐름이 그렇게 수미일관할 수 없었다. 1, 2부는 누구도 미국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을 시기에 미국의 패배와 월남의 패망을 예고했다. 3부는 그 예고가 그대로 실현된 것을 현실속에서 확인하면서 결산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글 속에서나마 진실의 승리를 확인하면서, 읽는 나 자신도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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