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법' 논란 권익위 탓? 그때 국회서 무슨 일이

[the300]권익위 과잉해석 소지…국회 논의서 '직무관련성' 모호성 해소 못해 불씨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 내에 마련된 부패·공익침해 신고센터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16.9.28/뉴스1

정부가 14일 청탁금지법 해석을 지원하기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에 이른 것은 스승의 날 선생님에게 달아드리는 카네이션, 학생이 교수에게 강의 전후로 건네는 캔커피 하나도 불법이냐는 논란에 따른 결과다. 2014~2015년 국회에서 직접 이 법을 심사, 통과시킨 주역들은 권익위가 위임 받은 범위를 벗어나 과도한 해석을 내렸다고 국정감사에서 주장했다. 그때 국회 논의는 어땠을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당시 국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현재 권익위가 과하게 해석을 내렸다고 볼 소지가 있다. 우선 권익위가 카네이션 등을 위법으로 규정한 근거로 든 '직접적 직무관련성'이라는 개념은 법안심사 회의에서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권익위는 직접적 직무관련이 있으면 단 1원도 받아선 안 된다고 해석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선 원활환 직무수행이나 사회상규 상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이내는 인정하는 취지로 논의가 진전됐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the300과 통화에서 "권익위가 국회 논의과정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직접적 직무관련이라는 새 개념으로 혼란을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탁금지법은 2014년과 2015년 초 집중적으로 심사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정무위 법안소위 위원장으로 이 법을 다루는 최전선에 있었다.

과잉 해석에 따른 법집행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도 확인된다.

"사립학교, MBC도 그렇고 SBS같은 언론사라든지 공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논의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2014년 4월25일 법안소위, 곽진영 권익위 부위원장)

"위험한 말씀이에요. 단순히 '추가할 수 있다' 내지는 '시행령상 반영하겠다' 하면 권익위가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해야 되느냐는 문제가 생깁니다."(김기식 의원, 정무위 야당 간사)

"하늘에 대고 지키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지키라고 하는 것이면 기준이 누가봐도 명실상부해야 하지 않겠어요."(김용태 법안소위원장)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7월 19일 오전 새누리당 대전시당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 출마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16.7.19/뉴스1
그렇다고 권익위에만 책임을 넘기기는 어렵다. 처음부터 시행 불가능하다고 평가될 정도로 매우 강력한 법이 정부에서 제출됐고, 이것을 현실에 맞도록 국회에서 다듬다보니 실제 집행을 위한 규정은 상당 부분 시행령으로 위임하게 됐다. 신중검토하자는 국회 일각의 의견은 이른바 원안통과를 요구하는 여론에 밀렸다.

이 과정에서 직무관련성처럼 모호한 개념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숙제도 권익위의 몫으로 남겨졌다. 업무와 직제가 명확히 규정된 공무원 조직과 성격이 다른 민간부문 즉 언론이나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직무관련성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불씨가 남았다.

이러다보니 법이 본래 규율하려던 대상이 아니라 엉뚱한 대목에서 논란이 생겼다. 이 법의 출발은 '벤츠 검사' 등 고위공직자의 청탁이나 금품수수를 막을 법이 필요하다는 요구 때문이지 이른바 캔커피와 카네이션을 규제하려는 게 아니었다. 자연히 국회의 논의도 1만원 안팎의 다과나 음식물보다는 명품가방이나 의류, 고가의 선물세트처럼 부정부패 소지가 큰 요소에 집중됐다. 그 결과 몇백~몇천원 하는 음식물이나 꽃까지 문제가 될 걸로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명확한 해석을 내려야 한단 요구가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청탁금지법을 반드시 성공시키자면 법 정착을 위해 상식의 선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직접적 직무관련과 같은 개념은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TF를 가동하는 가운데 국회 정무위는 17일 권익위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 사안을 다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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