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위기, 새누리의 위기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이 현실 정치에서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이 바라본 집권당의 미래는 암울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새누리당은 ‘보수의 종말’이란 종착역에 다다른 설국열차를 닮았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난공불락이라고 여겼던 ‘텃밭’들을 뺏기고, 원내과반마저 붕괴되면서 제1당 자리까지 내줬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표심 이반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상파 3사의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비례대표 정당투표율 기준) 새누리당의 20대 지지율은 16.5%, 30대는 14.9% 40대는 20.7%에 그쳤다. 19대 총선 때와 비교하면 20대는 10.9%p, 30대는 8.8%p, 40대는 12.3%p 떨어진 지지율이다. “젊은 세대가 등돌린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냐”는 자조섞인 냉소가 나올 만 하다.

청년층 이탈은 총선이후 더 심각해졌다.한국갤럽에 따르면 총선 직전(4월 2주차) 새누리당의 2040세대 지지율은 23~26%였지만 최근 10~20%(7월2주차)로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청년층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소통’ 부족과 ‘공감’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칠포세대, 헬조선 등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고충에 대한 공감 부재가 표심 이반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문제는 부모세대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주거난, 취업난 등으로 캥거루족이나 니트족이 증가하는 것처럼 청년문제는 곧 부모의 경제적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이후 청년층과 함께 50대 이상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도 자녀의 문제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정당의 미래나 마찬가지인 젊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당권을 잡기 위한 계파싸움에 매몰된 모습이다. 특히 진박(진실한 친박) 놀음과 밀실 공천으로 공천(公薦)을 공천(空薦)으로 만든 인사들이 자중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목소리를 높이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당 대표로 거론되는 주요 후보들조차 총선 패배의 책임을 놓고 서로 헐뜯기에 바쁘다. 심지어 총선 패배의 반성문이라고 내놓은 ‘국민백서’를 놓고도 서로의 치부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 사이 각성과 혁신을 바라는 당내 목소리는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7년만에 최고치인 10.3%를 기록하는 등 청년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는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자성하고 소통과 공감 확대로 현실 정치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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