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다름'을 대하는 민주당이 낯설다

[the300]

더불어민주당이 어수선하다. 집권여당이 된 뒤 2년 반 만에 들리는 소음이다.

‘일사분란’을 신조로 여기는 여당 입장에선 체면을 구긴 셈이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원 팀(One Team)’ 슬로건에 이미 내재됐던 위험이다. 획일은 다양과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균열을 만든 아이템은 ‘임미리’와 ‘금태섭’이다. 두 인물 속엔 다양한 주제가 담긴다. 안철수·선거법·표현의 자유·조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검찰개혁…. 묵직한 게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 주제 때문에 틈이 생긴 것은 아니다. 두 인물(로 대표되는 생각)에 대한 접근 과정에서 낯선 경험을 한 탓이다. 여당의, 나름 진보 진영의 ‘다름’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느낀 ‘낯설음’이다.

누군가는 불편함을, 누군가는 불쾌감을 느낀다. ‘다름’을 검찰 고발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는 발상에서 공포가 밀려온다.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억압받았던 세력이기에, 그 억압에 저항했던 세력이기에 더 당황했다. 반대 진영이 그랬다면 놀라기는커녕 그러려니 했을 거다.

임미리와 달리 금태섭은 여당이 의도하지 않은 판이다. 여권 핵심 인사는 공천 논란을 두고 “당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작품일 것이란 추론도 곁들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현장에서 느낀다. ‘다름’이 배제의 이유가 되고 있다는 기류를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이미 모 캠프 출신 인사 몇몇은 경선의 링에 오르지도 못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도 예외 없다.

탈락자들의 교집합은 과거에 ‘달랐다’는 거다. 칼럼 ‘민주당만 빼고’에 분노했던 이들이 정작 ‘○○○만 빼고’를 거부하지 않는다.

‘조국 내전’으로 명명된 금태섭 논란도 결국 ‘다름’에 대한 태도의 문제다. 보수가 짜놓은 ‘조국 프레임’인지, ‘조국 총선’이 기우인지 여부는 별개다.

‘다름’에 이른바 ‘정체성’의 잣대를 들이댄 게 본질이다. 해당(害黨) 혐의를 받는 공수처법 처리 과정을 보자.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이해찬 당 대표는 2명의 의원을 따로 부른다. 공수처 반대론자인 금태섭과 조응천이다.

금태섭은 “(자유한국당과) 표 대결을 한다면 당론에 따라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같은 뜻을 전한다. 한국당은 표결에 불참했고 금태섭은 ‘반대’ 대신 ‘기권’으로 나름 소신을 표했다.

이 ‘다름’을 해당 행위로 몰아친다. 공수처법에 앞서 ‘선거법 개정안’ 처리 때 아예 불참으로 반대 입장을 표한 의원들에 대해선 따져 묻지도 않는다. ‘다름’을 대하는 태도가 차별적인 셈이다.

진보의 핵심은 열린 다양성이다. 닫히고 획일화되면 교조화된다. ‘다름’을 대하는 태도는 ‘혐오’가 아닌 ‘인정’이어야 한다. 교회 집사인 금태섭은 매년 퀴어 축제에 간다. 진보 정치인들도 표를 의식해 꺼리는 행보다. 

목사님이 “제발 가지 말라”며 당부하지만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축제에서 사진을 찍는다. 페이스북에 “수십만명이 거리를 행진하는데 당연히 우리 주요 정당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야 한다”고 적는다.

공천 면접 심사 전 1분 모두발언 첫 머리에 퀴어 축제 참석을 담을 만큼 의미있는 정치 행위로 삼는다. 최근 트랜스젠더 학생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에 대해서도 “이 사회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부모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머리를 숙인다.

이렇게 ‘다름’을 대하는 태도가 여당의 정체성이어야 하지 않을까. ‘다름’을 품을 수 있는, 품어야 하는 진보 주류여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메시지가 걱정을 덜게 한다. “심장은 피를 차별하지 않는다. 이제 서로 다름 속에서 지혜를 찾아야 한다”.

배제돼야 할 것은 ‘다름’이 아니라 문자 폭탄과 욕설 문자 등 혐오와 차별의 행태다.

p.s)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금태섭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는다. 윤 후보자의 거짓말을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이다. 강성 지지자들 입장에선 성지 순례를 해야할 글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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