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늙어가는 정치'

[the300]


‘40대 기수론’이 등장한 게 1970년. ‘김영삼·김대중·이철승’은 ‘젊음’을 무기로 정치판을 흔들었다. "구상유취(口尙乳臭), 아직 입에서 젖비린 내나는 것들이 무슨 대통령인가"라는 원색적 비난은 ‘참신’을 누르지 못했다. YS와 DJ는 그렇게 한국 정치의 주인공이 됐다.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정계에 들어온 때가 1996년, 15대 총선이다. 이들은 2000년 이른바 ‘정풍운동’을 주도한다. 새천년민주당 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핵심 츨근인 권노갑 최고위원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다. 정치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여론은 젊은 개혁 세력의 등장에 환호했다. 철옹성같던 동교동계가 흔들렸다. 신기남(1952년생), 정동영(1953년생), 천정배(1954년생)이 40대 후반일 때다. 이들은 3년뒤 열린우리당을 만든다. 정동영이 초대 당의장에 오른 게 49세 때다. 2004년 총선 때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러난 정동영이 어느 덧 노인(64세)이 됐다.

민주당의 화수분은 ‘386 세대’다. 김민석(1964년), 송영길(1963년), 이인영(1964년), 우상호(1962년) 등이 여의도 생활을 시작한 게 30대 후반이다. 마흔 전후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참여정부 이후 대가 끊길 것 같던 민주당의 후계그룹이 만들어진 것도 결국 젊음의 도전이다. 2010년 지방선거가 기점이다. 안희정·이광재는 함께 도백이 된다. 두 사람 모두 45세 때다. 보수 지역에서 젊음과 낮은 태도로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그들의, 그리고 진영의 자산이 됐다. 이재명(1964년)도 46세 때 성남시장이 됐다. 지방선거 차출론이 나오는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1966년), 국회의원 김경수(1967년)도 (젊음이 매력포인트다. 하지만 이제 실제 나이는) 결코 젊지 않다.

보수 세력의 동력 역시 젊은 피였다. ‘남·원·정’, 남경필(1965년) 원희룡(1964년) 정병국(1958년)은 소장파로 불리며 보수 개혁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 후는 단절이다. 보수 정치인은 “이명박, 박근혜 시대가 만든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사람을 만들지 못했다는 한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대신 과거로 간 탓이다. 보수 정권은 70대 원로를 중용했다. 이전 정부의 아마추어를 반면교사 삼겠다며 경륜을 내세웠다. 결과는 반대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시대와 호흡할 수 없다면 그저 말장난일 뿐이다. 비단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진보라고 다를 게 없다. 다음 총선·대선 때면 ‘386’은 ‘586’을 지나 60대에 접어든다. ‘남·원·정’ 이후 보수의 40대 리더가 없듯 진보의 ‘포스트 386’은 더 찾기 힘들다.

3040 세대(정치인들을 포함) 불평, 불만이다. 노회한 정치인, 그들보다 더 노회한 386을 겨냥한다. 일견 타당하다. 그들의 기득권은 공고하다. 87년 항쟁, 노무현 당선을 경험한 386은 촛불 혁명 현장도 지켰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과 운을 질투한다고 돌아오는 것은 없다.

3040 세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다. 과거 386이 그랬듯 3040 정치 꿈나무들도 몸을 던져야 한다. 보수·진보를 가릴 게 없다. 내년 지방선거는 귀중한 시험대다. 보수와 진보가 아닌 ‘젊음’ ‘동시대성’을 들고 소통해 나설 마지막 무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적폐청산에 환호하듯 국민들은 익숙한 정치, 낡은 정치와 이별할 준비가 돼 있다. 젊고 활력있는 시대를 살고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찾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3040 정치인이 2018년, 도전할 준비가 돼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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