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벽' 직면한 대북정책, 반전 기다리는 文정부

[the300]전술핵 불가, 北 인도주의 지원 등 고수…여론악화 불가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2017.08.29.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여론'이라는 장벽에 직면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핵실험과 또다른 축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민심과 다소 거리가 있는 대북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CNN과 인터뷰에서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전술핵을 반입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핵무기 도입에 대한 국민의 찬성 여론이 70%에 달한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다.

 

또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대북 지원 검토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러시아 등 북핵 문제의 이해 당사국들도 참여하는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으로, 대북제재와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북한이 15일 오전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급 추정 미사일을 쏜 후 여론은 악화됐다. 청와대 관계자도 "상황이 묘한데, 정부에도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모습과는 명백하게 반대되는 양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국내에서 각종 적폐청산 뿐만 아니라 슈퍼리치 증세, 부동산 규제,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강화 등 다수가 지지하는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야당에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게 일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인기없는' 정책을 유지할 게 유력하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명확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압박을 통한 대화 테이블 마련, 대북제재와 함께 인도적 지원 및 군사 핫라인 구축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 상황 속에서 대북압박의 깃발을 들고 있지만, 이같은 원칙은 그대로다. 북한에 대한 압박조차도 대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인기없는 정책'에 대해 여론의 호응도가 더 떨어질 것이란 게 문제다. 청와대도 이 점을 안다.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청와대 참모들은 올 하반기 중 외교안보 분야에서 더 다양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으며 도발의 수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대북정책과 관련 전술핵 도입과 같이 여론의 구미에 맞는, 포퓰리즘에 가까운 야당의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약점은 과거 정부들이 자주 "지지율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정책을 밀어붙인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는 데 있다. 촛불혁명의 적자로 탄생한 정부의 운명이기도 하고, 여소야대 가운데 국정운영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70%를 하회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긍정적인 뉴스가 아니다. 60%선까지 위태해질 경우 상황은 더욱 급박해질 수 있다.

 

청와대는 강경한 대북 메시지, 군사적 대응 등을 통해 여론을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대화보다는 제재 등에 맞춘 메시지를 내고 있다. 물론 정부의 '인기없는'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거꾸로 보면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 올 때를 기다리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청와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 군사 핫라인 복원 등에서 작은 실마리라도 잡힌다면 반전의 카드를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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