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외친 "핵무장"에 원희룡·윤상현은 "반대"…한동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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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06.2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이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으로 달아올랐다. 당 대표 후보들은 핵무장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제자백가식 주장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제 제재나 미국의 태도에 비춰보면 독자 핵무장은 현실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한국 자체 핵무장론을 띄웠다.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안보 이슈로서 독자 핵무장론을 거론한 것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신중론'을 폈다. 한 전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핵무장할 수 있는 잠재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농축재처리기술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은 국제사회 제재 없이 추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을 인정받은 일본 사례를 참고한 주장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핵무장론에 반대했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지난해 한미 양국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 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했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북한 핵 공격에 철저히 대응하되, 한국의 독자 핵무장에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윤상현 의원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장 핵무장을 하는 것은 국제적·경제적·외교적 고립을 불러올 뿐"이라며 "한반도 영해 밖에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상시 배치하고, 한미 간 핵 공유협정을 맺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SNS에 한 전 위원장, 원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안이하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며 맞섰다. 그러면서 "토론이 시작돼도 좋다.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했다. 주자들 사이 더 심도 있는 핵무장 논쟁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 독자 핵무장론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상호 군사 지원 조약'을 맺은 뒤 주목받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전략연구원은 지난 21일 발간한 '러북 정상회담 결과 평가와 대(對)한반도 파급 영향'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한미 확장억제를 지속 강화하고 전술핵 재배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잠재적 핵 능력 구비 등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와 전략적 공론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정가 일각에서도 한국 독자 핵무장에 힘을 싣는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아시아소서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으며, 심화하는 북러 관계가 더 그렇게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표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표의 미국 대선 투표가 한국 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가운데 3일 서울 중구 서울역사 내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반도 독자 핵무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바라봤다. 한국은 '핵탄두'를 제외하고는 핵미사일을 만들 기술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을 위해서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와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재처리를 금지한 한미원자력협정 수정 둘 중 한 가지 산을 넘어야 하는데 모두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NPT는 UN 안전보장위원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만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한국이 탈퇴할 수는 있지만 이후 국제사회의 외교, 경제적 제재를 감당해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미국을 설득하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론 여의치 않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도 설득에 나섰지만 미국은 '연구 목적 재처리'까지만 허용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4일(현지 시각) 핵무장론에 대해 "미국이 지금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핵우산)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핵무장론에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들로부터 핵무장론 관련 질문을 받고 "정부는 NPT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한미 간 확장억제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일본·대만이 핵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미국은 자국의 국제적 영향력 약화를 우려해 동맹국 사이 핵보유국이 느는 것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총장은 "미국이 NPT 체제 밖에 있는 인도의 핵무장을 묵인한 이유는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서"라며 "우리가 미국의 묵인을 받으려면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 보복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미 정가에서 소수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핵무장에 나선다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한국에 강한 제재를 가할 것이다. 개방경제 체제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며 "핵무장보다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작업을 통해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위원은 "한국이 독자 핵개발에 나서면 오히려 미국 정부가 자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NPT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 아닌)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자고 미 의회를 설득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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