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산에서 찾은 미래

[the300]

K-방산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영상.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M-SAM2)가 실제 발사돼 가상의 적 비행체를 요격하고 있다. / 영상=국방기술품질원

#. 지난 4월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자격으로 참가한 우리 외교관들은 과거와 달라진 국가 위상을 체감했다고 한다. 유럽 외교장관들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만나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져서다.

조 장관은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높아진 배경 중 하나로 '방위산업 역량'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이상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들 사이에 국방·방산 역량 강화가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는데 한국이 '최적 파트너'라는 게 이들 국가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액은 2019년 25억 달러(약 3조4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35억 달러(약 18조6200억원)로 5배 이상 뛰어 올랐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무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협력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다. 계약 체결 이후에도 현지 생산과 운용을 위한 기술이전과 후속 군수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반도체, 이차전지 이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방산은 그 유력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방산을 교육·과학 프로그램 등과 묶어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각종 조건을 따져 천문학적인 규모의 방산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고객들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제시하는 교육·과학 분야 패키지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교육·과학 지원이 다시 방산 수출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UAE(아랍에미리트)는 2006년부터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카이스트에 자국의 최우수 과학 인재들을 유학 보냈는데, 이후 UAE는 2009년 12월 한국형 원전 4기(약 200억 달러)와 지난 2월 한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천궁-Ⅱ(약 35억 달러)를 도입했다.

K-방산 시장을 유럽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까지 확장하려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부·국방부 뿐 아니라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아우르는 범정부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방산 수출은 군사 협력으로도 이어진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북러 군사기술 협력에 맞서 방산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김인한 정치부 외교안보담당 /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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