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불면 '똥 풍선' 걱정?…대통령실 "北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 착수"

[the300]


(서울=뉴스1) =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엿새간 100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선 닷새 연속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전파 교란 공격도 가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확대회의를 소집한 대통령실은 이같은 도발의 대응 방안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포함,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관련해 2일 오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북한의) 어떤 추가적 도발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물풍선과 GPS 교란 행위는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저열한 도발"이라며 "(도발을) 반복할 경우 대응 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NSC 회의에는 장 실장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선호 국방부 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 2일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풍선은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 났다. 다행히 당시 승용차에는 아무도 탑승해있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독자제공)2024.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거론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의 의미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는 당연히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일 밤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엿새간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1000개가 넘는다. 이는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던 2016~2017년의 연간 살포량과 엇비슷한 수치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들어선 북한 지역에서 더 이상 부양하는 풍선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도 재개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닷새동안 이어지고 있는 도발이다. 이 외에도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30일엔 600㎜ 구경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도발을 다각화하고 있다.
군 탐지장비로 식별된 북, 대남 오물풍선/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제공

이같이 다각화된 북한의 도발은 일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을 한반도에 조성하면서도 한·미 연합군 맞대응을 초래할 위험은 낮추는 '회색지대' 도발 전략으로 보인다. 회색지대 도발이란 실제 무력 충돌이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모호한 수준으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해 상대에 타격을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오물풍선은)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추가 살포를 예고한 만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풍이 불 때면 북한이 또다시 오물풍선을 날려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신 장관은 미국 측에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행위가 명백하고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양측은 북한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무분별한 행위를 한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하며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의 압도적 연합방위태세와 능력을 바탕으로 긴밀하고 조율된 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전까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약 600개를 부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사진=합참 제공) 2024.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정치권에서도 규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쏟아졌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위당정협의회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및 GPS 전파 교란을 두고 "정상 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다.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북한의 무분별한 연속 도발은 그만큼 북한 김정은 정권의 조급함과 초조함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오물을 담은 풍선을 띄워 보내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상식 이하 수준의 저열한 행동이며 국제사회의 비웃음과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도 "상황 전개에 따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 정부에 이런 몰상식하고 위험한 행동을 즉시 멈출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에도 강대강의 맞대응으로 긴장을 키우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한국 민간단체 등이 먼저 대북 전단을 보낸 탓에 북한이 오물풍선 도발을 자행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대북 삐라(전단)에 대남 오물 대응, 이 무슨 유치한 짓들인지"라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먼저 북한을 자극하니 북한도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오물이 아닌 생화학무기를 날려 보냈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떨어진 오물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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