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자체가 최대 성과…북핵 '낮은 수준' 합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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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전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5개월 만에 열리면서 3국 협력의 틀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27일 회의에서 나온 3국 지도자들의 표현대로 '새로운 출발'(윤석열 대통령), '재출발'(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새로운 시작'(리창 중국 총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의는 '열렸다'는 것 자체가 우선 가장 큰 성과다.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던 과정에서 1999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때 한일중이 별도 조찬 회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12월 제1차 정상회의를 열었고 2012년까지는 매년 개최했다. 2015년과 2018년, 2019년에 각각 6~8차 회의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미중갈등 등 여러 요인 속에 최장기간 회의가 중단돼왔다.



협력 재개에 방점…인적교류, 경제통상부터


한일중 협력의 복원은 글로벌 복합위기와 당면한 공급망 위기, 지정학적 안보 현안 등에 대한 공동 대응 기조에 세 나라가 공감대를 이룬 게 기본 배경이다. 바로 인접해 오랜 세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데다 세계 인구의 20%, 세계 총생산(GDP)의 25%(이상 세계은행 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세 나라가 협력 필요성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미일 협력체 구축 등 미국과 함께 국제질서 재편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한일 양국이 중국과 협력 수준을 즉각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3국은 협력의 재개에 방점을 찍고 우선 인적 교류와 경제, 기후대응 등의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합의 성과인 공동선언문 주요 내용은 먼저 정상회의의 정례화다. 이를 통해 21개 장관급 협의체를 비롯해 70여개의 정부간 협의체가 정상 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인적 교류에서는 2019년 3150만명 수준인 3국 간 교류 규모를 2030년까지 4000만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같은 기간 3국과 아세안 대학간 교류 사업인 '캠퍼스 아시아' 사업에 누적 참여 학생도 3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는 몽골과 협력해 동아시아 황사 저감 사업을 추진한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3국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가속화한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세안+3(한일중)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BMI) 등을 통한 역내 금융안전망 구축에도 합의했다.

또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부속문서로 채택해 지식재산 활용과 보호를 위한 협력에도 기반을 만들었다. 보건분야에서는 '미래 팬데믹 예방·대비 및 대응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해 감염병 대응 협력을 추진한다. 마약, 사기 등 초국경범죄 예방 단속을 위해 3국 경찰협력회의도 가동한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함께 경제 단체장의 보고에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5.27.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북한 등 안보 현안에는 '원론적 수준' 합의만…尹, 中에 "건설적 역할" 별도 당부


다만 민감한 안보 사항에서는 원론적 합의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공동선언문에서는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하였다'고 표현했다. 한반도 안정이 세 나라의 '공동 책임'이라는 점은 적시했지만 그 이상 나아가지는 못했다.

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내세웠고 우리나라는 '한반도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설정했으며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각 나라들이 가장 신경 쓰는 현안을 재강조한 것으로 나머지 나라들은 해당 국가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했다.

중국은 한일중 정상회의와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북한을 직접 지목하면서 도발을 예고한 소위 '위성발사'가 명백한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을 규탄한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윤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 따로 환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에 대해 중국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준수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요구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탈북민 문제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그러자 리창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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