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줄게, KF-21 다오'…인니에 끌려다니는 정부, 대체 왜

[the300] 신원식 장관 "한-인니, 외교관계 등 고려"…정부 오는 8일 관련 입장 설명할 듯

정부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 분담금 1조원을 덜 내겠다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3 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ADEX) 개막식에서 KF-21이 날아오르는 모습. / 사진=뉴스1

정부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개발 분담금 1조원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지난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KF-21 내부자료를 빼내려다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시점이어서 기술 '먹튀'(먹고 튀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오는 8일 KF-21 분담금 문제와 기술탈취 문제 등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호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측으로부터 KF-21 분담금을 덜 내겠다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제안이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일단 금액에 대해 정확히 말씀은 못 드린다"면서도 "인니 제안에 대해 저희들이 최종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방사청 등 정부에 'KF-21 분담금은 덜 내고 기술이전을 덜 받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우리 정부와 협의해 KF-21의 총 개발비 8조8000억원 가운데 1조7000억원(개발비 20%)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KF-21 총 개발비 하향 조정으로 인도네시아 분담금은 1조6000억원으로 낮아졌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인도네시아 개발 분담금.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인도네시아는 2026년까지 1조6000억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각종 기술이전은 물론 전투기 48대의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납부한 금액은 약 3800억원으로, 추후 2200억원만 더 내고 거래를 마치겠다는 게 인도네시아 정부의 현재 입장이다.

인도네시아가 관련 사안을 요구한 시점에 공교롭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돼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기술진은 지난 1월17일 회사 밖으로 KF-21 관련 내부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가지고 나가려다 적발됐다.

이 때문에 KF-21 기술을 빼낸 인도네시아 측이 분담금을 내지 않고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KF-21 기술탈취 문제와 인도네시아 정부의 분담금 깎기 문제를 별도의 사안으로 보고 제각기 대응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8일 관련 대응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밀린 분담금을 팜유와 같은 현물로 내겠다는 제안을 하거나 납부기한을 2034년까지 8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6000억원만 내면 나머지 1조원의 비용은 우리 측이 자체 확보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떠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KF-21 논란과 관련해 "양국은 방위산업 분야를 넘어 외교관계 등의 파생되는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도 "이 문제는 방사청 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된 부처의 의견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측 제안에 대한 정부의 결정은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의결을 거치게 되며 이르면 다음주 후반에 결론이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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