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포기한 것"...임종석도 탈락, '문명전쟁' 파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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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07.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이던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배제(컷오프)했다. 당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집단 탈당 등으로 인해 사실상의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계'(친명계)와 '문재인계'(친문계) 간 이른바 '문명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략공관위 회의를 열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에 따르면 전략공관위 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반영되지는 않았다. 안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의 전략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현재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대책을 고심 중이며 28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결정 방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임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는 계파갈등의 최대 뇌관으로 꼽혀왔다. 이날 전략공관위가 임 전 실장의 컷오프를 결정하면서 '문명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을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임 전 실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당초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요청했으나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집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2.27.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친명계 지도부가 이 대표 중심의 당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가 당 내 갈등 수습보다 친문계 핵심이자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임 전 실장을 내치는 걸 선택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대표가 친문계는 물론 이해찬 전 대표와도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측에 "명문 정당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임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을 부탁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경제성장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명문정당'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경우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고, 이를 거절한 것은 이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와 전면전도 각오한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 공천배제로 인해 더욱 극심해질 당내 갈등은 한 달 여 남은 총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조차 수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날 임 전 실장에 대한 컷오프 발표 직후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비명계인 박영순 의원 역시 "이재명 당대표 1인의 지배를 위한 사당으로 전락했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합류를 선언했다. 또 일부 비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집단 탈당을 논의하기 위한 가칭 '민주연대'라는 모임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흥을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시흥을은 친명계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고 했던 이재명 대표를 향해 "남의 가죽을 그렇게 벗기다간 당신 손도 피칠갑될 것"이라며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는다"고 면전에서 거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비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80석으로 쪼그라들어도 자기 사람들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상 총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컷오프는 결국 총선 이후 당 주도권을 확실히 이 대표가 쥐고 가겠다는 취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렇게 가다가는 민주당이 150석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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