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싸운 참모들…졌지만 '코리아 원팀' 저력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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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전신 홍효식 기자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닷새간 뉴욕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41개국 정상들과의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다. 2023.09.23.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최종 무산됐지만 민관 합동 '코리아 원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특히 대통령실 참모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전담한 미래전략기획관실 등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지난 9월부터 프랑스 파리 현지 사무소에 상주하며 현장을 지휘했다. 김윤일 미래전략비서관 등 미래전략기획관실 소속 인원 대부분도 파리에 머무르며 막바지 유치 활동에 전력을 다했다.

외신 등을 통해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들의 굳건한 지지세가 확인됐을 때도 참모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엑스포 유치 실패를 염두에 둔 출구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실패를 전제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도, 대통령실도 출구전략을 생각할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진 것이 부산 유치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때도 참모들은 '페어플레이 정신'만을 강조했다. 한 대통령실 비서관은 "전 세계적으로 불행한 일을 놓고 우리에게 잘된 일이다,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그런 마음보다는 경쟁국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열심히 뛰어서 역전승을 거둬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비서관은 "대통령께서 직접 양자회담을 하고 전화를 하는 등 스킨십을 늘려가니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말했다.

(파리=뉴스1) 이준성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빌롱 가브리엘(Pavillon Gabriel)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움 만찬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펼친 '역대급 양자회담' 뒤에도 참모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계기 미국 뉴욕 방문 당시 대통령실 참모들은 각국 정상들을 제시간에 회담장으로 안내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수송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조금의 시간 연기도 허용할 수 없는 '비현실적 일정'을 물밑 작업들을 통해 성공시켰단 얘기다.

특히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은 양자회담에 매번 참석하며 각국 정상들이 언급한 주요 사안들을 꼼꼼히 기록·검토했다. 윤 대통령과 함께 그리고 따로 세계 각지를 누비며 민간 외교전을 펼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유치 성공 여부를 떠나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합쳤던 유치 과정은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을 세계에 보여줬던 의미있는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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