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열애'-한중 '밀당'…尹대통령, APEC 일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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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2023.11.18.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박4일 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18일 밤 한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자리에서 회동하고 기시다 총리와는 올 들어서만 일곱 번째 정상회담을 여는 등 탄탄한 한미일 협력체를 재확인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와는 스탠포드대에서 좌담회 등을 열어 한일 정상 최초로 제3국에서 공동행사 개최라는 기록도 남겼다. 한일 양국은 스타트업 협력과 수소 협력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산,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을 역설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년 만의 정상회담은 촉박한 일정 속에 불발됐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장에서 짧은 환담을 나눴을 뿐 공식 회담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尹대통령, 한일회담-한미일회동…시진핑과는 짧은 환담만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밤 10시26분쯤 공군 1호기편으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장호진 외교부 1차관,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마중나왔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검은색 셔츠에 회색 재킷,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비행기에서 내렸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차량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탄탄한 한미일 협력을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보여줬다. 한미일 세 정상은 16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정상회의를 마치고 별도로 회동했으며 회동 이후에도 10분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담소를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일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체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이는 결국 중국 견제 등 미국의 글로벌 전략 전체에 결정적 힘이 됐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 조수정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미 대통령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11.17.
다자회의 도중에 이뤄진 짧은 회동이지만 한미일의 신뢰관계를 거듭 확인하는 계기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세 나라 정상의 공감대와 관련해 "안보와 경제 협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라며 "군사 안보를 증진하려면 그 역량은 첨단 기술에 의해 지탱된다. 첨단 기술 협력 파트너는 나와 군사적으로, 정치 시스템, 이념 가치에 있어 100% 가까이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관계가 한미일이라고 3국 정상이 믿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일본과는 올 들어서만 일곱 번째 정상회담도 가지고 양국의 문화, 인적교류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17일 스탠포드대에서는 양국 정상이 스타트업 간담회와 좌담회 등을 연이어 열고 스타트업과 수소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자세' 불필요 판단, 한중회담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은 듯


하지만 중국과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시 주석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에 총력을 쏟으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외교전은 후순위로 밀린 탓으로 풀이된다. 일중 정상회담은 열렸지만 이는 중국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등 현안이 걸려있는 일본이 보다 절실하게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은 이유로 '전략적 선택'을 꼽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게자는 "양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회담하고 돌아가는 게 더 좋은 지 판단 기준에 달려 있다"고 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중국 역시 우리와 관계 개선이 필요한 만큼 우리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PEC 세션 I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 및 업무 오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7.
대신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 APEC 1세션에 앞서 3~4분가량 짧은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기로 한덕수 총리를 잘 맞아주시고 환대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고 시 주석은 "한 총리와 멋진 회담을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APEC 계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는 윤 대통령 덕담에 시 주석은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를 위해 한중이 서로 함께 협력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尹 "공급망 회복력 강화, APEC 최우선 협력과제로" 역설


이밖에 윤 대통령은 페루, 베트남, 칠레 등과 정상회담을 열고 핵심 광물 등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석상에서 발언 등을 통해서도 공급망 협력 강화를 적극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행사 기조연설에 나서 '연결성 강화'를 키워드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APEC이 △교역, 투자와 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등 세 분야에서 연결성을 키워야한다는 얘기다.

특히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의 최우선 협력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인 리트리트(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는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대한민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세션 2 리트리트 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3.11.18.
윤 대통령은 16일 APEC 첫 번째 세션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 및 업무오찬'에 참석해서는 "기후위기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대한민국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APEC 회원국에 스마트 모빌리티가 확산되도록 특별 이니셔티브를 수립하자고도 제안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와 실판 아민 GM(제너럴모터스) 수석부회장 등 기업인들도 만났다. 팀 쿡 CEO는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인연과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민 수석부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 등 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 노력을 평가하면서 "한국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 주최로 열린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를 방문해 '정신 건강'을 주제로 정상 배우자 등과 교류하면서 의견을 나눴다. 팀 쿡 CEO와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도 참석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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