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떤 짓하든 맨앞자리?"…尹대통령, '북·러'→'러·북'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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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9.21.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무대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호칭하면서 '러시아-북한' 순서로 발언했다. 윤석열 정부가 '중일'(중국·일본)이 아닌 '일중' 표현을 공식화하는 등 가치 지향 외교 방침에 따라 상대 나라의 언급 순서를 바꾸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UN)총회 기조연설에서 "러-북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우리나라에서는 '북러'라는 표현을 써왔지만 이를 '러북'으로 발언한 것이다.

비록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면 어떤 '우대'도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날 '러-북' 발언이 순서 자체를 특정해 의식적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정부의 기본 방향을 보편적 가치 기준으로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발언 순서에 의도가 있다고 가정하면) 굳이 짐작하면 '민족 공조'라고 해서 북한이 어떤 짓을 하든 북한을 맨 앞자리에 불러줘야 된다는 건 우리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따라서 얼마나 자유, 민주, 법치, 인권 가치에 대해 심각하게 한국과 진정으로 협력하느냐가 그것이 1차적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 그 다음에는 주변 4강(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그간 동맹 역사, 우방국 순서에 따라 부르게 되는데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딱 정해놓은 순서나 원칙은 없다"며 "그러나 현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우리에게 더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락(유엔 기조연설 중)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아무래도 뒷자리에 와 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뉴욕=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9.21.
앞서 대통령실은 '한중일' 혹은 '한일중' 표기와 관련해서도 "한일중으로 통일해주면 좋겠다"고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기간에 흔히 써온 '한중일'이란 표현 대신 '한일중'이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3자(한일중) 정상회의 자체만 놓고 보면 원래 자국을 먼저 놓고 차기 의장국을 다음에 놓는다"고 설명했다. 차기 의장국이 일본이다. 이어 "일반적으로 볼 때는 현 정부 들어서 자유의 가치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과 보다 긴밀한 안보, 기술 협력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북미관계보다도 미북관계, 한중일보다도 한일중으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6월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에서도 일본을 중국보다 먼저 표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러시아와 북한이 실질적으로 군사협력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여러 경제적 압박, 외교군사적 압박과 원천 차단 이런 것이 있을 수 있겠다"며 "여기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과 긴밀하게 정보 공유하고 있고 그러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행동으로 나설 수 있게, 그것은 앞으로 관찰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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