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파고드는 '윤석열식 갈라치기'…숨가쁜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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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07.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거침없다. '캠프 데이비드'로 상징되는 새로운 한미일 협력체를 바탕으로 한일중 관계는 물론 인도·태평양 등 역내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

확고한 한미일 협력을 지렛대로 내세워 중국을 끌어들이고 러시아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전격적인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협력의 새 틀을 짠 윤 대통령이 싸늘한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조정자로 나섰다. 우리나라에 직접 위협이 되는 북러 회담을 앞두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연거푸 경고를 날렸다. 윤석열식 외교가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도네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순방에서 외교안보 키워드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이었다. 러시아는 때렸고 중국은 당겼다. 흔히 북한·중국·러시아(북중러)로 묶어 하나의 블록으로 인식하면서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실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점을 파고들었다.

대전제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였다. 윤 대통령은 6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푸틴 대통령을 향한 첫 공개 경고를 보냈다. 그러면서 어떠한 유엔 회원국도 불법무기거래 금지 등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가 규정한 북한 제재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7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는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했다.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고 북한과 무기거래 등을 위한 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 북한 핵 도발의 방관자 혹은 소극적 조력자로 의심받는 중국을 모두 염두에 둔 발언이다.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한중 회담을 하고 있다. 2023.09.07.
윤석열 정부는 신냉전이 아니라 오히려 열전(熱戰, 실제 전쟁)을 언제든 불러올 수 있는 불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냉전체제에서 어느 정도 유지됐던 최소한의 안정, 즉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심의 국제질서조차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다만 국가별 대응은 나뉘었다. 러시아에는 날을 세웠다. 당장 북한에 탄약거래 등을 매개로 핵무기 고도화 기술 등을 넘겨주면 우리나라에 직접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에는 팔을 벌린다.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연내 한국에서 회의를 열겠다는 목표다. 올해 3월 극적인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협력이 급물살을 탄 것처럼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원전 오염수 문제로 냉랭해진 일본이 중국과 마주 앉지 못하는 사이 7일 전격 한중회담을 열었다. 중국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리창 중국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한중관계는 발전해야 한다. 한일중 정상회의의 적절한 시기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개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등 공동이익 추구의 원칙아래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사정이 다르다. 저성장 장기화 우려, 미국의 중국 고립정책에 따른 어려움 등이 가중되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에 노골적으로 협조했다가는 겨우 남은 숨통인 유럽마저 등을 돌릴 판이다. 강력한 협력체로 등장한 한미일도 부담이다.

윤 대통령이 한중회담에서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일 협력 체계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 건 중국의 걱정을 정확히 건드렸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가까워지더라도 자유민주주의 진영으로부터 오해받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 간에 신뢰를 분명히 쌓아왔기 때문에 한중관계가 발전하더라도 미국 등으로부터 불필요한 '의심'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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