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만난 이재명에 與 "백댄서 자처"…李 "할 얘기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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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6.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 자리에서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내정간섭, 외교적 결례"라며 이 대표를 향해서도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 대표는 "경제·안보 문제나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일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관계 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듯한 발언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도 심각한 결례"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국격을 훼손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싱 대사가 준비한 논거를 꺼내 들고 작심한 듯이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싱 대사의 무리한 발언에 제지하고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교지를 받들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 대사관의 관저 초대는 비공개로 하고 있는 게 보통인데도 민주당은 스스로 공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까지 했다"고 했다.

그는 "게다가 민주당 참모들은 싱 대사의 도 넘는 오만한 발언을 받아적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민주당이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는 정당인지 아니면 중국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송두리째 흔들리는 민주당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고 좁아지는 이 대표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시키고 5000만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권리는 이 대표에게 없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 당시에 대중국 굴종 외교로 일관했던 모습을 다시 재방송한 거 같아 참으로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그 덩칫값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연일 국민 분노만 일으키고 있는데 비해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좌파 진영은 국민의 우려를 악용해 온갖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며 "반일감정을 조장하고, 정부를 뒤흔들려는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55개 원전은 대부분 우리 서해와 맞닿아 있는 중국 동쪽 연안에 몰려 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에 이른다"며 "민주당은 일본보다 중국에 먼저 대책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중국 대사까지 끌어들여 쇼를 벌이는 것은 돈봉투 게이트와 코인 게이트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정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냐고 묻고 계신다"며 "부디 부끄러운 중국몽에서 깨어나,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엄중한 외교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와 싱 대사와의 회동에 대해 "경제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경색된 한중간 경제 협력 복원해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 활로 찾기 위해서 중국 대사를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정부 고위 관료가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정부가 방치한 수출경제 위기극복을 위해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정부도 국민 고통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싱하이밍 대사와) 경제문제나 안보문제나 할 얘기를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이 대표는 싱 대사의 요청으로 중국대사 관저를 방문해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저는 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도 했다.

특히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확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객관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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