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미래지향적이지 않아…보수정치 서사 재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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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스1) 이재명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윤희숙 전 의원이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2.8.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여당 전국 당협위원장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지금 보수정치의 서사가 끊겨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담론과 정책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대한 정책·도덕적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세계경제 변화와 대한민국 정치 방향'을 주제로 특강에 나서 "내년 총선에선 공천룰보다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의원은 특강 부제로 '대한민국 보수의 서사'를 들며 향후 국민의힘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 전 의원은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등의 사진을 띄우며 "요즘 우리 당의 귀인이다. 이 분들 덕분에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덜 후진 세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전당대회 돈봉투, 코인 논란 등이 일어났는데 국민들은 (이런 모습들이) 본능적으로 지금 시대와 안 맞다는걸 알고 있고 이 시대를 건너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은 국민 인식에 있어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나은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양 당의 지지율에 별 차이가 없다. 국민들이 볼 때 (여당이) 딱히 진취적이지도 미래지향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DJ(김대중 전 대통령)때 서민과 중산층 정당이라고 지은 위치를 스스로가 까먹고 도덕·능력 파탄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그럼 무엇을 보여주고 있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의원은 보수정치 서사의 실종을 꼽았다. 윤 전 의원은 "(여당이) 미래에 대한 담론이나 스토리가 없다. 우리가 행동을 안 해서가 아니라 보수정치의 서사가 끊어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도박과 술에 빠져 있던 농촌사회를 깨우고 국민들에게 '하면 된다' 정신을 심어둔 것이 중요한 업적이다. 국민들을 세계 속으로 연결해 수출지향 공업화를 이뤄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이 1990년대 초반 정보화 기술로 산업구조를 바꿀 생각을 하는 것을 예민하게 감지했고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에 앞서겠다고 했고, DJ도 전국에 초고속 광역망을 깔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2.

그러면서 "(건국 이후) 지난 70년을 돌아보면 보수의 서사는 여기서 끊어졌다"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었지만 기존 서사에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버려야 하는지 그 작업이 약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의원은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전직 경영진이 전날(1일) 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을 받은 것을 거론하며 과거 당이 보여준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타다금지법을 민주당이 만들었는데 우리 당은 당론으로 이를 찬성했다"며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미래지향적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보수정치 서사가 끊어진 탓에 민주당과 함께 혁신을 가로막았단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서사는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이다. 국민 상상력을 자극하는 설득력 있는 이미지로, 우리나라 보수정치 세력을 떠올리면 나오는 주요 논점들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를 세세한 설명 없이도 마음에 가져올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주 좋은 서사라면 국민들이 '저 정치세력은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라는 (생각을) 부지불식 간에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사가 힘을 가지려면 정책도 일관된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 당의 서사라는 게 국민들에게 힘을 갖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어디에서도 보수 서사를 만들고 이야기해야 한다. 당 지도부와 끊임 없이 얘기하고 그것과 병합되는 일관된 정책이 없으면 보수의 서사는 바로서지 못한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지면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힘들게 이룬 다음에 세계와 시장을 이해하며 구조개혁을 해야 했지만 기회를 날려먹은 그런 세력이 된다"며 "우리나라를 만든 서사가 어디서부터 끊겨 있는지를 생각해 보수세력 담론을 만들고 그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보수 서사를 다시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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