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공약, 어버이날도 쉬자"..."유엔의 날도 공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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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석가탄신일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05.26.

올해부터 석가탄신일(27일)과 성탄절(12월25일)까지 대체공휴일이 확대 적용됐다.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면 대체공휴일이 발생하는 이른바 '대체공휴일법' 이 2021년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21대 국회에는 이처럼 공휴일을 추가 지정하자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 돼있다. 각 법안들은 특정 날짜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함께 내수 진작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다만 사업장 규모 별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가 다르다보니 근로자 간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법안이 적지 않다.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공휴일을 추가 지정하는 법안은 총 다섯 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올해 3월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어린이날을 5월 첫 번째 월요일로, 현충일을 6월 첫 번째 월요일로 정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어린이날과 현충일을 각각 주말에 이어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홍 의원은 제안 이유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11월 유엔의날(국제연합일, 10월24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내놨다. 국제연합일은 1950년 9월 법정공휴일로 지정됐으나 1976년 9월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기념일로 변경됐다.

태 의원은 "국제연합일은 국제연합 창립과 6·25 전쟁 중 국제연합군이 참전하는 뜻을 기리는 날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역사적인 날이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최근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하고 전술핵 운용 부대를 훈련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유엔군 사령부와의 협력 구조를 더 강화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유엔군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하여 국제연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페스타 2023 서울컬쳐스퀘어를 찾은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2023.05.07.

공휴일 확대 법안은 대체로 국민들에게 호응이 높다. 앞서 2021년에도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대체공휴일이 발생하는 '대체공휴일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공휴일을 늘려 코로나19(COVID-19)로 침체된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였다. 이 법의 대체공휴일 대상에는 당초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이 포함돼있지 않았으나 정부는 올해부터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을 대체공휴일 대상으로 확대 적용했다.

하지만 모든 공휴일 확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하영제 무소속 의원이 2020년 발의한 법안은 노인의날(10월2일)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내용이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시대 변화에 따라 사라지는 경로효친의 미덕을 확산하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온 노인 노고를 기리기 위해 노인의 날도 쉬자는 취지를 담았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 검토보고서에서는 이 법안에 대해 "민간에게 관공서 공휴일(일요일 제외)을 휴일로 하는 것에 대한 기업과 사업체의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공휴일의 적용대상 확대로 인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와 사업장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 역시 18대 이후 꾸준히 발의됐으나 번번이 처리가 무산됐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으나 결국 통과되지는 못했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역시 공공부문과 비교해 민간부문 근로자는 온전히 휴일을 누릴 수 없어 차별 소지가 있다는 점,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 공휴일에 근무를 하더라도 유급휴가를 줄 의무가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도입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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