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되지 않겠다" 김성한, 尹 방미 앞두고 전격 사퇴…배경은

[the300](종합)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3.23.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다. 윤 대통령의 국외 일정과 관련한 보고 누락 등 중대한 실책이 결국 의전·외교비서관뿐 아니라 외교안보 수장의 교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저는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 교사'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으로 50년 지기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은 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최근 잇따라 교체된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미국 측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외교안보 라인의 중대한 실책이 있었다는 얘기가 불거졌고 결국 전날(28일) 일부 매체를 통해 김 실장 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의 내달 26일 미국 국빈방문을 기념해 질 바이든 여사가 K팝 대표주자인 블랙핑크와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는데 이를 제대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했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다른 경로를 통해 파악하고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외교안보 라인의 실책으로 한때 공연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당초 김 실장의 교체설을 부인했다. 김대기 실장은 참모들과의 아침 회의에서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고,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기사"라고 수습에 나섰다. 중대한 실책의 책임이 비서관을 넘어 김 실장에까지는 뻗치지 않으리란 해석이 나왔다. 시기적인 문제도 있었다. 지난 5일부터 3박5일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윤 대통령 방미를 협의해온 김 실장을 한미정상회담 직전에 교체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미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경질론 보도가 이어진 이상 김 실장이 스스로 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 확인해드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인사는 움직이는 것이다. 기사가 난 데 따른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교체엔 이번 방미 일정 혼선뿐 아니라 외교안보 라인의 지속적인 보고 누락과 실책이 누적돼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최근 한일 정상회담 관련 일본의 언론플레이에 안보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후속조치에 미흡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국 김 실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초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 없다"며 "그러나 김성한 실장이 국정에 부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이 만류한 걸로 아는데, 거듭 피력해 고심 끝에 수용하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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