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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의 사망을 두고 여야는 10일 책임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연관된 사람 5명이 사망했다"며 이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사 독재정권의 무도한 사법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각을 세웠다.

정치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9일) 오후 전씨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는 등 현장 정황을 토대로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 주변 인물 중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다섯 번째 사례로,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역임할 당시 비서실장과 수정구청장을 지냈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초대 비서실장을 맡아 측근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죽음의 랠리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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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3.10.

이날 국민의힘은 전씨의 사망에 대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빚은 '연쇄적인 사망'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을 압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측근들이 말 없이 죽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돼야 하나"라며 "이 대표는 여러 사람이 죽어도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어떠한 말 못 할 비밀이 많기에 측근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지 오직 한 사람 그분이 입을 열어야 한다"라며 "국회의원 방탄 뒤에 당을 방패 삼아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 대표만이 6, 7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범죄 혐의자 한 사람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적합한 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재명 대표가 걸어왔던 과정에서 관계인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속해서 유명을 달리한다. 국민께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며 "대표로서 과연 직무를 수행하는 게 적합한 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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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원대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관계인들이 왜 목숨을 버리는 결정을 하는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저희 입장을 들을 게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입장을 듣고싶다"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불체포특권을 포기해 방탄 국회 은신처에서 나와 성실히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고 범죄 혐의를 소명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 뿐 아니라 여권 전반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할 책임이 이재명 대표 당신에게 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도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죽어가는 이 상황을 중단시킬 결단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민주당 "비극 원인은 강압수사" 李 "그야말로 광기"이 대표에 대한 여당의 전방위적 공세에 맞서 민주당은 이 사건을 '검사 독재정권의 사법 살인'으로 규정하고 맞불을 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단 검찰의 간악한 집착이 결국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라며 "고인은 비서실장이었단 이유로 이 대표 관련 검찰 수사에 반복적으로 이름이 올랐다"라고 했다.

이어 "비극의 원인은 (검찰의) 무리한 강압 수사와 조작 수사"라며 "경기도와 성남시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무차별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가 이어졌고 말단 직원들까지 기소하며 괴롭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1년여 동안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다.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진 검찰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라며 "대책위는 평생을 헌신한 공직자의 삶을 망가뜨린 검찰의 사법 살인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조작 수사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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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라며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고 본인 뿐 아니라 주변까지 (검찰이) 다시 2차, 3차로 먼지털듯 탈탈 털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 도구로 활용하지 말라.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라며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한마디 해야겠다.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 와중에도 정치적 득실이나 따지며 스포츠 경기 평가하듯 아무 말이나 떠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야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람과 사회를 살리고 북돋는 것이 정치라는 업의 본질인데 이재명 대표는 한국정치에서 본 적이 없는 죽음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권력의 꼭대기에 있었던 사람은 책임의 꼭대기에도 굳게 서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책임의 무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밑에 있는 이들을 파괴한다"고 적었다.
이재명, 공식일정 취소…野, 유서 공개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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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시민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이 대표의 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2023.03.10.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경기편 일정을 취소하고 숨진 전씨를 조문하기 위해 빈소를 찾기로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원래 잡혀있던 오후 3시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 재활용 거점센터 방문 일정은 가지 않는 것으로 했다"며 "이후 (오후) 7시 국민보고회 행사는 당 행사라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숨진 전씨가 남긴 유서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민주당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족이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밝힌 해당 유서엔 억울하다는 내용과 함께 이 대표 이름도 언급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유가족들이 경찰에 항의하면서 (유서) 비공개 요청을 했는데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