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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안철수,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3.07.

안철수·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선두주자인 김기현 후보를 향해 'KTX울산 부동산 시세차익', '대통령실 관계자 선거 개입'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두 후보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김 후보에 맞서 공동전선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두 후보는 후보 간 연대나 경선불복 가능성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후보의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역대 가장 혼탁한 전당대회가 되고 말았다"며 "이대로라면 당은 분열하고 내년 총선에서 패배해 윤석열 정부를 지켜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후보는 "저희 둘은 당을 위한 충정으로 다음 사항에 합의했다"며 △김기현 후보 관련 의혹은 전당대회 후에도 진실을 규명할 것 △김기현 후보는 두 사건을 책임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는 울산 땅 투기 의혹의 장본인임에도 지금까지 거짓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며 국민의힘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했다"라며 "즉각 사퇴해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도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이 두 사건은 우리 당의 도덕성과 윤석열 정부의 공정성에 직결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이 최후통첩이다. 오늘 바로 사퇴하라"며 "만약 사퇴하지 않으면 경선과정에서 일어난 불법선거에 대해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황 후보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김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황 후보는 "간단하게 의견을 주고받다가 같이 (회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오전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고발하기로 결정한 후 황 후보와 통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회동이) 성사된 걸로 안다"고 했다.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경선 레이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김 후보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황 후보는 연일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해왔다. 안 후보 역시 이에 동조하며 해당 의혹에 대해 김 후보가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메신저 단체방(단톡방)에서 김기현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도 예고했다.

두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천하람 후보도 김 후보 사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안 후보는 "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회 얘기를 했다. 그 말이 무엇이겠느냐"라며 "(김 후보가) 대표가 돼도 물러나고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으로 저희랑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 후보는 이날 합동 오찬 회동을 제안받았지만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은 결선투표를 대비한 후보 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황 후보는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경선)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 정의와 자유, 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함께)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재차 같은 질문이 나오자 "Time is over(시간이 지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에 대한 사퇴 촉구가 경선 불복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진상은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사결과 나오는 것을 보고 그때 판단하겠다"라고 했다. 황 후보도 "당을 살리기 위한 현명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100% 책임당원 투표로 선출하고, 당 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결선투표에서 승자를 가린다. 결선투표에 가게 될 경우 3월10~11일 이틀 간 모바일·ARS투표를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