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불법파업 부추기면 경제 피해" vs 野 "노란봉투법 단독 처리"

[the300] [MT리포트] 건설노조는 왜 개혁대상이 됐나⑤

편집자주정부가 건설노동조합의 불법채용 등 고질적인 관행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장에서는 노조와 노조 유사 단체의 불공정행위가 여전히 만연하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배경과 해법을 찾아본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노동조합(노조) 조합원들의 권익과 노조 운영의 투명성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진통을 겪고 있다. 거대 야당은 파업을 벌인 노조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의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은 여당에선 '노조에 의한 청부입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한다.

정부의 노동개혁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당에서는 노조 회계감사 자격 강화 및 결과 공표 의무화 법 개정을 준비 중이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호응하지 않으면서 지난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野 '노란봉투법' 단독 상정 초읽기…與 "거대노조 청부받은 입법폭주"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오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노란봉투법은 파업을 벌인 노조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하도급 노조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여당에서는 '민주노총 청부 입법' 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권이 바뀌자 돌변해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피해의 우려에 눈감고 반정부 투쟁을 일삼는 거대노조의 청부입법이라는 비판에 귀 막고 입법폭주를 일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부추겨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사용자가 파업으로 손해를 봐도 이를 배상받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환노위원들은 이 법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진행된 공청회와 법안소위 논의에서 토론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수적 열세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도 선택지로 두고 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 때 안 하고 윤석열 대통령으로 바뀌자마자 이렇게 하는 것은 민노총하고 같이 손잡고 윤석열 정부 공격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며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노사관계의 근간을 흔들고 위헌소지가 있는 법안이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데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근본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the300과 통화에서 "노동법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결국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실질적 균형을 확보하려는 것인데 불법파업에 대해 일체 책임을 묻지 못하게 하는 것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결국은 폭력, 파괴행위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것이고 이를 용인하는 입법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및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윤석열 정부 노조활동 부당개입·노조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사진=뉴스1


與 '깜깜이 노조회계 방지법' 힘 받을까


노조의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도 여야 간 쟁점이다. 정부와 여당은 노조 부패를 3대 부패로 규정하고, 노조 회계장부 비치·보존 의무 이행 자율점검을 시작으로 회계감사 자격 강화 및 결과 공표 의무화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노조는 회계자료를 매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노조 깜깜이회계 방지법'을 대표발의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하 의원의 법안과 유사한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 부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은 노조 회계감사 결과를 매년 독립된 외부 감사인에게 감사받도록 하고 대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노조는 매년 결산 결과와 운영상황을 행정관청에 보고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야당과 양대노총은 정부·여당이 일부 노조 집행부의 비리를 부풀려 노동계 전체를 부패집단으로 몰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지층 결집이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개적으로 노조 망신주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노조 회계서류 제출 요구는)명백한 자주권 침해"라고 했고 이수진 의원도 "노조 혐오에 따른 노조 때려잡기"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 역시 "노조 회계조사는 헌법과 법률에도 근본적으로는 그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노조 전체를 투명하지 못한 집단으로 오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양대 노총은 정부로부터 15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회계 장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광역 지방자치단체 17곳에서 받은 노조 지원액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는 민주노총·한국노총에 모두 1520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연평균 304억1000만원 꼴이다. 그럼에도 해당 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관련 서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심지어 동네 계모임도 얼마 걷고 썼는지 공개하는데 1년에 수백억원을 움직이는 노조가 (회계를) 깜깜이로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일부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지만 (노조의 회계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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