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에 고개 드는 '횡재세'…국회 논의 어디까지?

[the300]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와 LNG 수입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더해 최근 기록적인 한파로 난방 사용량이 늘면서 지난달 가구당 난방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제공=뉴시스

'난방비 폭탄' 논란을 계기로 정유사에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횡재세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든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일부 정유사가 1000%에 달하는 연말 성과상여금을 지급했다며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법안들이 수개월째 상정조차 되지 않았고 재정당국이 완강히 반대하는만큼 실제 입법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연일 '난방비 폭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정유사 성과상여금 1000%"…민주 '횡재세 카드' 만지작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설 연휴 직후 난방비 폭탄 논란을 계기로 연일 횡재세 논의에 군불을 땐다. 이 대표는 이날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도한 불로소득이나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 전세계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회사 내 영업이익이 늘어나서 관련 직원들에게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야 권장할 바"라면서도 "최근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국민들로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상여금이 지급됐다고 한다"고 했다.

정유사들이 고유가 시대에 막대한 이익을 누린만큼 자발적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정유 4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 6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6% 상승했다. 또 한 정유사는 연말 1000%에 달하는 성과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집시법 11조 개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정유사 초과이득세 과세표준에 세율 50%"…'횡재세 법안'은 계류 중



현재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다수의 관련 법안이 계류된 상태다. 지난해 8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정유사의 초과이득세 과세표준에 단일세율 50%를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명목세율은 50%이나 초과이득세 과세표준에 상응하는 기존 법인세액 상당액을 공제하면서 실효세율은 15~25% 수준이 될 것으로 용 의원은 봤다. 초과이득세 과세표준은 해당 연도 사업연도 소득금액의 80~90%(2022년 90%, 2023년 85%, 2024년 80%)에서 코로나19(COVID-19) 발생 전인 2015~2019년 법인의 평균 소득금액을 차감한 값으로 했다.

당시 유사한 취지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이성만 의원은 이달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국가재정법 △소상공인보호및지원에관한법 △중소기업진흥에 관한법 등 4건의 후속 법안을 발의했다. 횡재세로 확보한 세입을 포괄적인 국가 재정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기금을 구성해 용도를 정하자는 취지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당장 '입법 가능성' 높지 않지만…민주, 자발적 이익공유 '압박'



횡재세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주유소 기름값이 치솟았던 지난 8월 횡재세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기재위에 상정도 되지 않았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안과 법인세 인하안, 종합부동산세 정상화안 등 굵직한 현안에 밀린 탓도 있지만 민간 기업의 이익 공유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부담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재정당국은 일찌감치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횡재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에 대해 지금 상황이 결과적으로 대차대조표상, 손익계산서상 좋아졌다고 횡재세라고 접근 하는 방식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가야 된다"고 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난방비 폭탄' 논란과 관련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만큼 국회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정유사들의 자발적 이익 공유와 정부의 적극 조치를 촉구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전날 "횡재세까지는 안되더라도 현행 있는 제도라도 활용해서 부담금을 일부라도 부담하고 우리 국민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입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며 "차제에 다른 나라들이 이미 만들어 시행하는 횡재세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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