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D-1', 본회의 후 최종 담판 시도…쟁점은 '감액규모'

[the300]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야는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본회의 직후 내년도 예산안 최종 타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예산안 및 예산 부수 법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쟁점 예산을 두고 이견을 확인만 확인 한 채 진전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진표 의장이 회기 내 예산안을 처리를 거듭 주문한 만큼 여야는 이날 본회의 종료 후 막판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감액규모 면에서 큰 진전이 없는 상태여서 정기국회 내 협상이 성사되지 못하고 임시국회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


여야 예산안 이견에 金 의장 "결단을 내릴 시간"…막판 합의 시도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본회의를 마치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모여서 최종 타결을 시도하기로 했다"며 "의장은 정기국회 안에 끝내야한다. 서로 양보하고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후 2시 본회의를 하고 (회동은) 5시 이후로 짐작이 되는데 최종 타결을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께서 정기국회가 지나도록 예산이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없었으니 어떤 식으로든 타협해서 내일까지 처리해달라는 강한 주문을 하셨다"며 "남은 쟁점 해소를 위해 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 내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감액 규모와 관련해선 서로 양보하라, 정부여당이 좀 더 성의를 보여라는 의장의 당부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까지 3차례의 원내대표 회동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 감액 규모와 대상을 두고 첨예한 이견을 보인 탓에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의견이 좁혀진 부분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감액 규모나 대상 등에 관해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이 정권을 바꿔준 취지는 이제 국민의힘 정책으로 나라를 한 번 운영해보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기국회 내에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요구하는 초부자, 슈퍼부자를 대상으로 한 3대 정책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맞지 않아서 이것을 철회해주면 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안을 그대로 가자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예산안) 심의권을 야당도 포기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정부여당이 민주당의 합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주고 마음의 문을 열면 반드시 내일 중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야 모두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대치를 보이자 김 의장은 "정기국회 내에 정치권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국민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이 위기관리 능력이 있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되고 새로운 위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두 분이 결단을 내릴 시간"이라고 당부했다.


최대 쟁점은 '감액 규모' …법인세·종부세 등 두고 '부자감세' 대립


여야 협상의 최대 쟁점은 예산안 '감액 규모'다. 민주당은 5조1000억원 이상을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감액 규모는 1조2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재정건전화를 위해 정부 자체 내에서 올해 24조원이나 지출구조조정을 해왔고, 국세의 40%를 지방교부세로 주기로 한 규정 때문에 올해는 22조원이나 지방에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며 "문재인정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번에는 국채 발행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에 3조원 이상 삭감할 수 없다고 해 의견 접근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예산안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5년간 국회의 예산 삭감액이 평균 5조1000억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5조1000억원 이상의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며 "감액한 만큼 국회에서 증액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예산 공간을 확보하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예산부수법안 협상에서도 법인세 감세와 관련 여야가 대치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안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초부자 감세'라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협상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종부세에 대해선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기준은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저가 다주택자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옮기는 것에 사실상 여야 간사 간에 합의했다"며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2시간 만에 다주택 누진제도 완화하라고 추가 요구했다. 전형적 부자정당이 하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멀쩡히 집 한 채를 가진 사람 모두를 초부자로 만들어 부당한 과세를 하고 있다"며 "종부세 과세에 해당하는 국민이 122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9만명 늘었다. 민주당 논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초부자가 122만명이나 된다"며 "서울은 더 심각해서 주택 보유자 4~5명당 1명꼴로 종부세 폭탄을 맞는다"고 우려했다.

여야 협상이 이날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면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 처리를 못 한 첫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회기를 넘겨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을 상정해 12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예산안 협상이 임시국회로 넘어가면 국면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협상 지연으로 내년 1월7일이 시한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사실상 유명무실화 되면 여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최악의 경우 감액만으로 하는 '단독예산안'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태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가 종료되는 직후인 오후 5시쯤 원내대표단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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