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넘은 '카카오 먹통 방지' 법안… 이번엔 국회 통과할까?

[the300]

지난달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오후 카카오 등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해있는 이 건물 지하에서 불이나면서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일부서비스에 장애가 빚어지고 있다. 2022.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중순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규제 강화 법안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를 통과했다. IDC 임차한 부가통신사업자를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 대상으로 포함하되, 규제 대상을 구글·넷플릭스·메타(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 5개사로 한정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여야의 입법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만, 지난 국회와 마찬가지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률 체계상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IDC '사전 규제' 강화 법안들, 과방위 2소위 '통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소위원회 위원장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2소위는 지난 15일 열린 회의에서 대규모 부가통신사업자와 집적정보통신시설사업자(IDC사업자)를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 대상인 주요 방송통신사업자 범위에 포함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박성중·최승재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들을 병합한 대안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규제 대상 설정은 시행령(대통령령)에 위임했는데,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기준은 2021년 4분기 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트래픽 점유율이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로 구글·넷플릭스·메타·네이버·카카오 5개사가 해당한다.

개정안은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내용에 △방송통신서비스 긴급 복구를 위한 정보체계의 구성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전력공급장치 등 분산 및 다중화 등 물리적·기술적 보호 조치를 추가하는 내용도 담았다. 안정적인 IDC 운영을 위한 사전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 대상에 포함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행 여부를 지도 및 점검할 수 있으며, 보완사항에 대한 시정명령도 가능하다. 시정명령 미이행 시 방송통신서비스 연매출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2소위는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과기부에 IDC사업자에 대한 정기 점검 권한을 부여하고, 서비스 장애 발생 시 중단 현황, 조치 등을 과기부에 보고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다.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이 법안도 변 의원이 발의했다.



'규제 대상' 구글·넷플릭스·메타·네이버·카카오 '한정'… 법사위 '체계 심사' 관건


2소위는 이들 법안에 대한 과잉·이중규제 논란을 고려해 부가통신사업자 규제 대상을 구글·넷플릭스·메타·네이버·카카오 5개사로 한정했다. 당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IDC 임차인도 과기부 점검 및 보고 대상으로 규정했으나 소위 논의 과정에서 제외했다. 2소위 위원장인 조승래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에 주요 사업자로 5개사가 들어가니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서는 임차보다는 임대 사업자를 강조하는 게 좋겠다고 정리됐다"며 "임차인을 넣게 되면 임대인 의무가 애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불참한 채 민주당 단독으로 개정안 심사와 의결을 단행한 점은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2소위 위원장을 정했다는 이유로 전날 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과방위는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이고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 협조가 없더라도 단독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국민의힘도 IDC 규제 강화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회의 대체토론 과정에서 수정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법안 처리에 동참할 수도 있다.

2020년 5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의 마지막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5.20/뉴스1

가장 큰 변수는 법제사법위원회다. 20대 국회 말미에 과방위를 통과한 박선숙 민생당 의원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넘지 못해 폐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대다수 법사위원들은 법률 체계상 문제와 과잉규제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과방위 2소위에서 안건 목록에 없던 법안을 회의 중 상정한 '끼어넣기 처리' 방식도 지적됐다.

현재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법안이고 카카오 먹통 사태라는 입법 명분이 존재한다.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 처리가 이뤄질 경우 법사위 통과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규제 대상인 5개사가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반대 의견을 낸 점은 입법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가 발의한 법안도 있기 때문에 여야 이견이 있진 않다"며 "야당의 (2소위) 단독 진행에 크게 이의를 제기하진 않겠단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과방위에 들어가면서 정청래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2소위 위원장을 여당에 줘야 되는 걸 독식하다시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항의 차원에서 우리가 (2소위 회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다수 의원들의 생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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