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모든 인권과 자유의 완전하고 동등한 향유

[the300]

"장애인의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완전하고 동등한 향유." UN장애인권리협약의 목적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UN 장애인권리협약(이하 CRPD)의 비준국이다. CRPD는 2006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192개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우리는 2008년 국회 비준 후 2009년 1월 발효했다.

협약 가입국은 UN 장애인권리위원회에 4년마다 이행현황 관련 국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심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에 이어 올해 8월 24일과 25일 스위스 제네바 UN 회의장에서 2, 3차 병합 심의를 받았다. 이번 국가보고서 심의 대응을 위해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 유관 부처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참석했다. 나를 포함해 이종성, 김예지 의원이 자문 역할을 위해 국회 대표단으로 함께 다녀왔다.

UN 회의장에서 복지부는 8년 간 우리 정부의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장애인 예산 증가, 등급제 개편, 탈시설 로드맵 수립, 무인정보단말기 관련 장차법 개정,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종합대책 등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복지부 발표를 들으면서 자부심보다 아쉬움이 앞섰다. 복지부가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성과로 내세우던 그 시각, 한국에서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가 자녀를 살해 후 자살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만 보면 장애인과 가족은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같은데, 실상은 그 날 사건과 같은 일이 올해만 10건 넘게 발생했다. 우리 현실은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이 죽음을 선택할 만큼의 극한의 두려움, 절망감이라는 방증이다.

이어 지난 9월 9일, 우리 정부 심사에 대한 UN의 최종견해가 발표됐다. 위원회는 우리나라 장애등급제와 장애판정제도는 CRPD의 정신에 부합하지 못하고 의료적 모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합으로 가기보다 분리로 강화되어 가는 장애인특수교육, 여전한 장애여성의 배제와 소외, 탈시설화 등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무엇보다 2014년 1차 심의 최종견해 권고가 많은 부분 반복됐다.

UN CRPD 한국정부 병합 심의를 맡은 게렐 돈도브도르지 위원은 "이번 최종견해 권고사항에는 제1차 심의 최종견해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인권 보편성과 상호연관성, 의존성 등 유엔 원칙에 맞춰 최종견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인 탈시설에 대해, 1차 심의에 이어 이번 심의에서도 다시 지적됐다.

지난 여름 제네바에서 있었던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심의에 대한 최종견해를 받아 든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남았다. 우리 정부는 1년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어 2031년에 4~6차 병합 심의도 예정되어 있다. 9년 동안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CRPD 정신에 부합하도록 탈시설을 추진하는 것, 장애특성 별 욕구를 반영해 장애인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는 것, 장애인 정책에서 당사자 의견을 반영하는 것 등 쉽진 않은 과제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또 선택의정서 비준 역시 시급한 과제다. 다음 심사에서는 아쉬움 보다는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최종견해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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