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예산 확대" 한 목소리…내년 살림살이 '639조' 보다 커질 듯

[the300]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긴축 재정을 강조하며 "증액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국회의 내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639조원의 정부안보다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6조원대 이상, 국민의힘에서도 2조원 상당의 증액을 요구하는 만큼 수조원대로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예산 심사 방향으로 '민생 예산 증액'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예산안 심사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을 삭감하고 감세 규모를 줄여 민생 예산 5조~6조원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안전 예산 등의 추가 증액 여지도 남겼다. 국민의힘 역시 전날 주요 증액 사업을 20개, 총 증액 규모를 약 2조원으로 설정한 예산안 심사 방향을 공개했다.

여야는 구체적인 증액 규모와 증·감액 대상으로 삼은 사업은 갈리지만 '민생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다. 국민의힘의 경우 △장바구니 소득공제 100만원 지원 △지하철-시내버스 통합 정기권 신설 △안심전환대출 확대 △한계 소상공인 이자 지원 △영유아 보육료 인상 등을 주요 증액 사업으로 꼽았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어르신 일자리 △기초연금 단계적 인상 △저소득층 영구 임대주택 △청년내일채움공제 △쌀값 안정 △취약차주 금융지원 등 분야에 증액을 요구했다.

각 상임위 별로도 곳곳에서 예산 증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는 예결특위에 낸 예산안 예비심사결과 보고서에서 지출 요구액을 정부안보다 각각 7834억원, 99억원 늘렸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삭감된 지역화폐 예산 4700억원을 전액 복구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번주 내 각 상임위에서 예산안과 주요 사업에 대한 심사를 진행 하는 만큼 상임위 상임위에서 요구하는 증액 요구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노인 일자리 등 일부 사업에 대한 예산 관련, 증액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노인 일자리 예산 확대 요구에 대해 "공공형 일자리를 늘리는 부분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 장관은 8일 예결특위에서 지역화폐 예산에 대해 관련 예산 복구에 대해 "(행안부와) 소통은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기재부에서 내년에 75조 3000억원이 배정 돼 있고 이를 지자체가 지역화폐 예산으로 쓸 것인가가 문제인데 대부분이 늘어난 지방교부세 내에서 집행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방어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와 정부 간 신경전은 다소 이어지겠지만 여야가 제시한 증액 규모로 볼 때 다수 사업 예산의 증액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추경을 포함한 지출(679조원)보다 내년 본예산 규모를 더 적게 한 '13년 만의 긴축 재정' 유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산을 늘리려면 정부의 동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증액요구에 대한 협의점을 찾을 것"이라며 "준예산 우려도 나오지만 예산 통과 기한을 법정 기일로 명시한 만큼 그 시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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