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된 테라·루나 국감…여야, 레고랜드 늑장 대응 질책

[[the300][국정감사]](종합)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이정훈 빗썸 전 의장 등 4명에 대해 정무위원회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정무위는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이들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당초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건전성 문제와 테라·루나 사태의 책임을 묻는 국정감사를 기획했지만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으로 우려했던 대로 맹탕 국감이 됐다.


용두사미된 테라·루나 국감…핵심 증인 줄줄이 불출석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24일 국회 정기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신현성, 이정훈, 김서준, 김승유 증인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면서 동행명령장 발부를 상정했고 위원들의 동의를 받아 가결을 선포했다.

앞서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는 불출석한 이 전 의장, 신현성 차이홀드코 총괄, 김서준 해시드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동행명령장 발부·형사고발 요구가 이어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테라·루나 사태에 최고 책임 있는 사람인 신현성은 못 나온다고 한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도 출석 요구를 했지만 또 불출석했다"며 "피해자 28만 명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정신병적인 증상을 얘기하는데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내용"이라며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구를 해야 하지 않나"라고 요구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정훈이 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거듭해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며 "건강상 이유와 형사소송상 이유로 들고 있는데 건강상 이유를 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일 형사 재판에는 출석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이같은 상황과 관련 "오늘 불출석 사유서를 낸 증인들이 합당한 불출석 사유라고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동행 명령, 그리고 고발 조치까지 간사들 간에 합의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론스타 사태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국감장에 불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80세 고령인 점과 고혈압 치료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여야 늑장 대책 비판


이와 함께 이날 국감에서는 자금시장 유동성 불안을 증폭시킨 강원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와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용우 민주당 의원의 레고렌드 미상환 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채권시장 불안과 관련한 질의에 "현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국감때 자산유동화증권(ABCP)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 이러한 사태가 나올까봐 대책을 세우라 한 것"이라며 "그런데 대책이 어제서야 발표됐는데 아주 한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사업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데 자금조달이 막히면 다른 회사채에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며 "간신히 사업재개된 둔촌주공 재건축 조차도 유동성 만기연장이 안되는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데 단순하게 금융시장 문제가 아니라 실물경제를 흔들어 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최근 자금시장과 경제 문제가 레고랜드 영향도 있지만 특정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기 보단 최근 물가가 예상치 못하게 급등하고 짧은 기간내 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등 금리인상과 환율이 맞물려 기본적으로 불안요소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불안이 가속화됐다"며 "여전채나 ABCP 문제는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발표에서 부동산 PF 중 시공사가 하는 것을 일부 인수해주고, 그간 증권사나 금융사가 발행한 CP는 매입을 안했지만 이 부분에도 유동성을 공급하겠다 약속해 시장의 불안을 일단 해소시켰다"며 "취약보증 문제는 부동산 PF나 취약계층 문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문제를 알고 있고 신경써왔다. 특정 아파트 단지 재개발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어제 발표했지만 특히 20조 채안펀드는 은행, 증권사가 낸 돈으로 대신 채권매입하는 구조로 큰 실익이 없다"며 "실제 이렇게 되려면 한은의 적극적 역할 필요하다. 적정 RP 매입 대상을 확대하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필요하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한시적으로 금융기관까지 포함해 재가동 해야 문제가 풀려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통화긴축정책을 실시하는데 지금같은 돈줄 경색상황에서 일단 이런 기구작동을 통해 시장이 돌아가게 만들고 그 다음에 통화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석준 국민의 힘 의원은 "금융은 산소와 같고 혈액과 같은 중요한 것"이라며 "국가적인 상황이 생긴다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선제적, 예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비상경제회의를 했는데 한은·기재부·금융위·금감원이 잘 대응했고 협업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인데, 일부에서는 너무 늦지 않았나 지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여러가지 국제적 여건을 봤을 때 시장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는 거 예상하고 준비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심각하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나왔고, 초기에 안심시켜야 확대되지 않기 때문에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그럼에도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지적을)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국감 파행 책임 두고 野 "제1야당 당사 찬탈 시도" vs 與 "당대표 구하기에 의무 망각"


이날 국정감사는 오전 10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 민주당이 반발해 오전 한차례 파행됐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 본연의 의무는 망각하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이재명만 구하기 나서며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국감 파행은 명백하게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했다. 당대표 구하기라는 본인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행위에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국정감사는 오후 2시30분쯤 다시 시작됐다. 오후 개의에서 국민의힘은 파행의 책임을 물어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에서는 제1 야당의 당사 찬탈로 규정해 항의했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검찰이 민주당 당사 압수색을 다시 재시도 했다. 오늘 국감이 진행된다는 것과 내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예정된 것을 알고도 제1야당, 원내1당의 당사 쳐들어온다는 것은 사법행위가 아니고 정치행위"라며 "윤석열 정부가 국회와 힘 합쳐서 세계적 경제 위기, 국내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함께 대처해도 모자랄 판에 전임 정부의 정책결정을 가지고 장관들을 구속하고 당사를 침탈하고 정치적 보복행위 하는 것은 국정 책임자로서 하면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오전에 파행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엄중한 대한민국 현실을 고려해서 오전에 파행된 국감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국감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같은당 최승재 의원은 "위원장이 최소한 사회권이라도 양보하고 원활한 국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게 맞다고 보고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백 위원장은 "종합감사 날 야당에 대한 당사 찬탈 시도가 있었는데 이에 국감을 재기 할 수 있는지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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