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조선·한상혁… '정쟁'만 골몰한 과방위, 정책은 '뒷전'

[the300][국정감사](종합)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해외 순방 보도' 관련 질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2.10.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보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 한상혁 방통위원장 거취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정작 ICT(정보통신기술), 방송 관련 정책 이슈 논의는 뒤로 미뤄 정쟁 국감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尹 대통령 발언' 보도 논란… 與 "MBC 제재해야" vs 野 "언론검열 행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 국감에서 "MBC는 방송도 모자라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듯 백악관에 허위사실을 알리는 질의서를 보냈다"며 "MBC의 자막 사건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이 지키겠다고 선언한 최소한의 강령과 취재보도 준칙도 지키지 않은 방종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모든 언론 윤리 강령과 기준을 따져서 잘못됐기 때문에 법정 제재가 당연하다"며 "이런 보도를 할 때에는 정식 언론에 보도하고 유튜브는 나중에 보도하는데 이번에는 유튜브에 먼저 보도하고 반복 싱크를 넣어서 완전히 바베큐 효과를 일으켰다"며 박성제 MBC 사장의 사퇴 사유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민주당은 MBC를 향한 당정의 공세가 언론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박찬대 의원은 대통령실이 해당 보도와 관련해 MBC에 보낸 공문 내용을 거론하며 언론 검열이라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저는 아무리 들어도 바이든으로 들리지 날리면으로 들리지 않는다"며 "(공문에 기재된) 음성 분석 전문가가 해석이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적 상식에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MBC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점을 거론하며 "이 상황을 보면서 분서갱유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진시황이 비판적인 학자들의 입을 막기 위해 점, 의학, 농업을 제외한 책들은 다 불태워버리고 유생까지 묻어버렸다"고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규제기관의 장으로 구체적인 보도에 대한 판단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MBC 보도 건은 관련 민원이 제기된 사안이기 때문에 정식 심의 안건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TV조선 재승인 조작 의혹… 與 "의도적 불이익" vs 野 "표적감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2.10.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통위의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은 지난 23일 해당 의혹과 관련해 방통위를 압수수색 했다. 감사원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가 조작된 정황을 발견했다면 검찰에 감사 자료를 이첩한 지 16일 만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TV조선 재심사와 관련해 "최초 심사 결과를 뒤집고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게 감점시켰다"며 "처음부터 불이익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점수를 조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방통위가 종편의 목줄을 잡고 흔들겠다는 심사, 정치적으로 탄압하겠다는 심사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방통위가 정한 규칙에 위반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직권남용이고 직무유기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질답을 통해 심사위원들이 채점용지를 바꾸지 않고 기존 점수를 남겨뒀던 게 의혹의 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들도 투명하게 기록을 남겨두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했는데 오히려 민주적인 과정들을 더 잘하려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어찌 보면 방통위에서는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 중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인데 문제 제기를 하니 과정은 싹 다 지워버리고 결과만 남아버리는 일이 생길까봐 하는 우려가 좀 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은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 기관이라고 했고, 방통위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의 감사가 진행됐다"며 "윤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표적 감사"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이 자리에서 진술하는 게 적절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저희들이 입장문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TV조선 심사는 심사위원회 선정부터 운영까지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엄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방통위원장 거취 논란… 與 "불쌍하고 가련" vs 野 "사퇴압박은 처벌 대상"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성중 의원은 한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대통령이 바뀌고 정치 철학이 완전히 다른데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면 참 불쌍하고 가련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방통위 공무원들이 소신이 없고 비굴하다고 말하는데 못 들어봤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추천 인사인 김효재 상임위원에게 한 위원장 사퇴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김 위원은 "집권여당이 안정적으로 방통위를 운영하라는 법의 명령이 있다. 따라서 방통위원장이 끝까지 남아 있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오히려 여당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위원장을 포용함으로써 '역시 윤석열 정부는 방송에 대해 공정성, 독립성을 지켜려고 하는 구나'라는 인식을 주는 게 훨씬 더 득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에게 "임기 보장은 형사 처벌의 문제이며, 문재인정부에서도 소위 블랙리스트 문제로 재판받는 부분도 있다"며 "한 위원장 사퇴 압박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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