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건축자재 가격 후려치기 여전…"부실시공 유발, 제재해야"

[the300][국정감사]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2/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가계약 유발 관행을 근절한다는 약속과 달리 여전히 건축자재 대부분에 최저가를 적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3분기 건축자재에 대해 수행한 가격조사에서 1307개 품목 중 98%인 1280개 품목에 최저가를 적용했다.

이는 2019년 LH가 발표한 '공공기관 공정문화 확산 추진 방안'과는 상반된 행보라는 지적이다. 당시 LH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7개 부처와 함께 '공공기관 모범거래 모델'을 발표하며 입찰단계에서 계약금액의 기초가 되는 원가 산정 시 시장에서 조사된 여러 가격 중 최저가격이 아닌 평균가격을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재정부담이 클 것으로 예측되자 2019년 말 조사기관별로 최고가와 최저가 가격차가 15%를 초과하는 경우 자재가격 심의위원회(위원회)를 열어 적정가격을 산정하겠다고 기준을 바꿨다.

하지만 의원실 확인 결과 LH는 2020년 11월 위원회 내부지침을 수립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았다.

최근 가격조사 대상인 1307개 품목 중 시장가격 차이가 15%를 초과한 품목은 719개로 전체의 55%다. 이 중 보온 덮개(부직포) 품목은 최고가(1만7000원)가 최저가(778원)의 22배에 달했다.

각 품목의 가격조사 결과에서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하고 보수적으로 평균가격을 계산한 결과, 여전히 965개 품목의 LH 적용단가가 보수적 평균가격에 비해 낮았다.

여기에는 공사용 통로 설치를 위한 가설구조물(비계)에 쓰이는 안전발판, 복도난간을 고정하기 위한 브라켓 등 안전과 직결된 품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브라켓의 경우 12개 품목이 최저가인 2만5000원보다 1459원에서 9292원까지 낮은 단가를 적용했다.

이소영 의원은 "LH가 후려치기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안전자재까지도 무분별하게 최저가를 적용하면서 시공사들이 저품질·부실시공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재가격 후려치기에 대한 제재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자재단가는 관계법령에서 거래실례가격, 원가계산, 표준시장단가 및 견적가격 등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LH는 건설원가 등을 고려하여 최저가격을 자재단가로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에는 자재가격 변동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여 적정가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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