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22년 국정감사,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the300]

우리 사회가 다시 둘로 쪼개진다. 진보 성향 단체가 이달 1일 서울 세종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 보수단체는 이달 3일 수만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벼른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대 '자유통일과 주사파 척결을 위한 국민대회'다. 눈에 쌍심지를 켜며 상대에게 증오의 말을 주고 받았던 2019년 10월 서초동 집회 대 광화문 집회의 예고편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이같은 우려는 '강 대 강'을 넘어선 정치권의 '적 대 적' 구도를 근거로 한다. 민주당은 일관되게 '3무(무능력, 무책임, 무대책) 정권' 공세를 펼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각종 논란이 국민 정서를 자극하자 총공세에 돌입했다.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검·경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며 방어선을 치는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 과정이 흘러나오자 "욕설 정국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권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 대상이 야당이라는 취지로 해명하며 일찌감치 정기국회의 문을 닫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야당과 특정 언론사의 '자막 조작', '외교참사 미수사건'이라고 역공세를 펼치는 동시에 "민주당은 거대한 보이스피싱 집단"이라고도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가식이 참 어이가 없다"며 과거 형수 욕설 논란도 다시 꺼냈다.

여야의 극한 대치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카드가 유일한 선택지라는 현실적 판단에서 나온다. 국민 비판이 집중되는 이슈에 대한 정치인들의 해명은 그 자체로 변명으로 읽힌다. 대신 상대의 약점이라고 알려진 곳을 일관되게 때리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한다. 형평성 문제로 논란의 본질을 바꾸고 자기 진영의 극렬 지지층을 기반으로 힘의 대결을 펼치면 단기적 목표는 달성된다. 주요 선거 등에서 불리한 진영이 꺼내는 카드인데 현재 여야 모두 사정이 절박하다.

정치권에서 '민생 국감은 끝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거대 양당은 대체로 국민 관심이 몰리지 않은 곳에 헛심을 쓰지 않는다. 여야 적 대 적 구도에 중도층은 떠난 지 오래고 극렬 지지층은 정쟁 이슈에만 촉각을 곤두세운다. 적 대 적 구도에서 치러지는 국감 첫날, 거대 양당이 '올해 국정감사가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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