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권 대학 정원만 늘어난 10년…위기는 지방이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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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스1

정부의 대학 입학정원 감축 유도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권 주요 대학 모집인원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간 학령인구 절벽 여파를 지방대학과 전문대가 고스란히 떠안아온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반도체 인력양성을 명목으로 수도권 대학정원 챙기기에만 나선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4년제 대학 45개교의 모집인원은 2012년 8만4578명에서 올해 8만7072명으로 2494명 늘었다. 이 중 정원 외 선발은 1933명, 정원 내 선발은 561명이었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2012년(28만3722명)에서 2022년 26만9715명으로 3만3304명 줄었다. 또한 올해 강원, 경남, 전남, 제주 지역 4년제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80%대에 그친 반면 서울은 98.9%였다.


전국 대학 중 전문대가 학령인구 감소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전문대의 모집인원은 2012년 29만3620명에서 올해 22만2527명으로 10년 새 무려 7만1093명 줄었다. 신입생 충원율 역시 4년제 대학은 같은 기간 97.8%에서 94.4%로 3.3%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전문대는 7.8%(84.5%→76.7%) 감소했다. 서동용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 고통이 사실상 지방대학과 전문대에 집중된 것"이라고 짚었다.

대학들은 매년 모집인원을 꾸준히 감축했음에도 불구하고 학령인구 감소 여파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 10년 간 전국 신입생 충원율은 2012년 92.1%에서 올해 87.6%으로 대폭 낮아졌다. 올해 전체 대학 모집인원은 57만9314명이었으나 이 중 7만1667명은 결국 선발하지 못했다.


최근 정부 역시 대학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교육부는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에서 대학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적정규모화 지원금' 14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정책으로 일각에선 비수도권 대학 정원만 더 빠르게 줄어 지역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지원대상 대학 96개교 중 감축되는 정원의 88%(1만4244명)는 비수도권 대학 74개교에 집중됐다.

또 지방대학 등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 탓에 수도권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본다. 현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총 입학정원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 방안에 따라 법 개정 없이도 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부정원만 최대 1300명 늘릴 수 있게 됐다.

서동용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지방대 시대를 국정과제로 선언했지만 오히려 수도권 정원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등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며 "교육부가 대학의 자발적 적정규모화에 재정을 지원해도 결국 수도권, 특히 서울 대학에 대한 정원규제를 하지 않는 한 지방대 위기는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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